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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구스 패딩 벌금 때린 中···멍완저우 때린 캐나다 때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상하이시 시장감독국이 고급 패딩 제조업체 캐나다 구스에 벌금 45만 위안(8100만원)을 부과했다. [바이두 캡쳐]

상하이시 시장감독국이 고급 패딩 제조업체 캐나다 구스에 벌금 45만 위안(8100만원)을 부과했다. [바이두 캡쳐]

중국이 패딩 제조업체 캐나다 구스 홀딩스의 중국 공식 판매업체인 시지(西吉) 상하이 무역공사에 45만 위안(8100만원)을 벌금을 부과했다. 허위 광고로 중국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상하이 시장감독국에 따르면 캐나다 구스는 2018년 9월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인 티몰(Tmall)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업체는 티몰 광고에서 “자사 제품에 사용된 모든 패딩 소재에는 캐나다산 다운소재 중 가장 고급스럽고 따뜻한 후터라이트(Hutterite)산 다운이 포함돼 있다”는 문구를 사용했다. 후터라이트는 캐나다 북부 오리와 거위 집단 번식지로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다운 소재의 품질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판매중인 캐나다구스 제품 69%는 오리털”

 상하이 시장감독국은 캐나다 구스가 판매하는 패딩 190벌 중 69%의 충전 소재가 오리털 표준에 해당하는 625㎤/g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중국 텅쉰망 캡쳐]

상하이 시장감독국은 캐나다 구스가 판매하는 패딩 190벌 중 69%의 충전 소재가 오리털 표준에 해당하는 625㎤/g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중국 텅쉰망 캡쳐]

감독국이 캐나다 구스가 판매하는 제품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제품이 부피가 적은 오리털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딩 볼륨 크기를 측정하는 필파워(Fillpower) 수치의 경우 오리털 패딩의 표준치는 625㎤/g, 고급 거위털 패딩이 800㎤/g(미국 기준)이다.

하지만 상하이 시장감독국은 캐나다 구스가 판매하는 패딩 190벌 중 69%의 충전 소재가 오리털 표준에 해당하는 625㎤/g였고, 9.5%가 800㎤/g의 거위털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캐나다 구스의 광고는 “‘허위 또는 오도하는 내용을 포함하거나 소비자를 기만해선 안 된다’는 중국 광고법을 위반해 광고 시정 명령과 함께 과태료 부과 대상해 해당된다”고 결론내렸다. 캐나다구스 티몰 스토어는 지난해 1억6700만 위안(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는 10일 “캐나다 구스 제품이 수만 위안에 팔렸지만 일반 오리털을 사용했다”며 “중국에서 영업하는 외국 브랜드는 중국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경제일보 캡쳐]

중국 관영 경제일보는 10일 “캐나다 구스 제품이 수만 위안에 팔렸지만 일반 오리털을 사용했다”며 “중국에서 영업하는 외국 브랜드는 중국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경제일보 캡쳐]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부었다. 경제일보는 10일 “캐나다 구스 제품이 수만 위안에 팔렸지만 일반 오리털을 사용했다”며 “중국에서 영업하는 외국 브랜드는 중국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 온라인판은 “사업은 준법이 기본이며 중국 소비자를 기만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불만 여론이 확산되면서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선 “45만 위안 벌금은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이름을 ‘캐나다 덕’으로 바꿔야겠다. 올 겨울까지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냐”는 조롱섞인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캐나다구스 측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공식 답변은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제재 이면에 중-캐나다간 불편한 관계”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 [AP=연합뉴스]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 [AP=연합뉴스]

외신들은 이같은 조치의 이면에 중국과 캐나다간의 불편한 관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시장이 글로벌 브랜드의 성장 동력이 됐지만 서방국가와의 정치적 긴장이 민족주의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중국과 캐나다 사이에는 2018년 12월 구금된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華爲) 최고재무책임자(CFO) 석방 문제가 걸려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법원은 지난달 11일 캐나다인 마이클 스페이버에게 첩보 혐의로 11년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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