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돈 벌어요"…아파트 청소중 추락사한 제자의 마지막 카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외벽 청소를 하던 20대 남성 A씨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 남성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내 제자인 것 같다"며 A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했다.

지난 9일 한 커뮤니티에 "이 기사... 저의 제자인 것 같습니다"는 제목의 글이 등록됐다. 작성자 B씨는 사고 소식을 전한 기사와 함께 A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라며 사진을 첨부해 게시했다.

카카오톡 대화 속 A씨는 작업 복장을 갖춘 채 로프에 매달려 있는 사진과 함께 "돈 벌고 있어용.."이라고 말했다.

B씨는 "그 친구와 마지막으로 나눴던 카톡"이라며 "그 누구보다 성실하고 반듯한 내가 가장 믿고 아끼고 자랑스럽게 여기던 친구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철없는 또래들과 달리 도움받은 일 있으면 '고맙다'며 식사도 대접하는예의 바른 청년이었다"며 "얼마 전까지도 함께 운동하고 내가 노트북도 고쳐다 주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원래 하던 일을 코로나19때문에 못하게 되자 군대 가기 전까지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는데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전화 받고 저 녀석의 친구가 날 놀라게 해주려고 장난하는 줄 알았다"며 "더 잘해주지 못해서 아쉽고 미안하고 무섭고 슬프고 화가 난다"고 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시 29분께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아파트 20층에서 외벽 청소를 하던 A씨가 추락했다.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호흡과 의식이 없는 심정지 상태였다. A씨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시 50분께 사망했다.

경찰은 추락 원인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