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명 대상 고강도 백신 방침… 바이든 "인내심 사라지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0 09:4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답보 상태인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공, 민간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대책을 내놓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답보 상태인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공, 민간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대책을 내놓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잡기 위해 공공과 민간, 교육, 의료 분야를 대상으로 한 고강도의 백신 접종 대책을 내놨다.

전체 연방 공무원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민간 기업 직원에게 백신 접종 유급휴가를 주는 방안 등인데 적용 대상을 모두 합치면 1억 명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백신을 맞고 안 맞는 것은 개인의 자유,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인내심이 사라지고 있다. 이제 (백신 맞기를) 기다리던 시기는 끝났다"고 말했다.

공무원 '백신 의무화'…백신 접종시 유급휴가 

이번 대책은 6개 분야로 나눠 제시됐지만, 상당 부분 백신 접종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모든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백신을 맞히겠다고 했다. 그동안은 '음성'이 나온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시해도 됐지만, 이제는 무조건 백신 접종을 증명해야 한다.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고 일하는 사업체의 직원들까지도 백신을 모두 맞도록 했다.
AP통신은 연방 공무원 약 210만 명에 계약 업체 직원 등까지 포함하면 1000만 명 정도가 이번 행정명령의 대상이 될 것으로 봤다.

그동안 직접 건들지는 않았던 민간 분야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동부 긴급지침을 통해 1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모든 인력의 백신 접종을 증명하거나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시하게 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중 유나이티드 항공, 디즈니, 심지어 폭스뉴스까지도 이미 이런 조처를 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기업인들의 참여도 독려하기 위해 일부러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를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어길 경우 한 명당 수천 달러의 벌금을 물 수 있어 기업들의 상당한 저항도 예상된다고 CNN 등은 보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백신 접종을 가로막던 마지막 장애물을 치웠다고 했다. 백신을 맞으러 가는 노동자에게 유급휴가를 주도록 한 것이다.
이 역시 100인 이상 사업장이 대상인데, 이를 어길 경우 위반 건당 최대 1만4000달러(약 1600만 원)의 벌금을 물리게 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전국의 모든 병원, 가정 의료시설 등의 의료 종사자 1700만 명도 의무적으로 백신을 맞게 했다.
그동안 요양시설 종사자에 한해 접종을 의무화했는데 미국 정부 의료보장제도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를 이용해 모든 의료기관으로 대상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 20억 달러를 들여 코로나19 신속검사키트 3000만 개를 구매해 보급하는 한편, 경구용 항체 치료제 등도 대량 공급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비행기 내에서 마스크 미착용시 벌금 두 배 

지난달 26일 미국 미시간주 켄트 카운티의 공청회에서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반대하는 한 학부모가 "우리 아이에게 지금도, 앞으로도 마스크를 씌우지 않겠다"는 손팻말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미국 미시간주 켄트 카운티의 공청회에서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반대하는 한 학부모가 "우리 아이에게 지금도, 앞으로도 마스크를 씌우지 않겠다"는 손팻말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연방 정부 시설과 항공기 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강조했다. 이를 어길 경우 미 교통안전청(TSA)이 부과하는 벌금도 두 배로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마스크 착용을 한 번 위반하면 500달러(약 58만 원)∼1000달러(117만원), 2번째로 적발되면 1000달러∼3000달러(351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공화당 출신 주지사가 있는 일부 주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학교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플로리다에선 최근 론 드샌티스 주지사가 마스크를 의무화 한 학교의 재정 지원을 중단해 교사들의 급여 지급이 막히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교직원들이 옳은 일을 하다가 받지 못하게 된 급여에 대해선 연방 정부가 100% 보전해주겠다"고 말했다.

최근 부스터샷(추가 접종) 등으로 미국 등 선진국이 백신을 독점한다는 논란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90여 개국에 1400만 회 분의 백신을 제공했다며 "이는 유럽과 중국, 러시아가 (다른 나라에) 제공한 백신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달 중으로 전 세계의 코로나19 퇴치 노력을 돕기 위한 추가 조치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백신접종 의무화로 코로나 방향 바꿀 것"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책을 주제로 대국민 연설을 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백신 접종 목표치를 야심 차게 제시하며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맞춰 "바이러스로부터의 독립"을 이루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의 비율은 여전히 50% 초반에 그치면서 대부분 유럽 국가들보다도 뒤처졌다.
여기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퍼지면서 상황은 오히려 지난 연설 당시보다 더 나빠졌다.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 의무화를 통해 "지금 코로나19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나아갈 길이 지난 겨울만큼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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