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열면서 추모공원 문 닫나" 추석 성묘제한에 우는 효심

중앙일보

입력 2021.09.10 05:00

추석 연휴를 열흘 앞둔 8일 국립대전현충원 장병묘역에 참배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추석 연휴를 열흘 앞둔 8일 국립대전현충원 장병묘역에 참배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모(43)씨는 지난해 추석부터 아버지 묘소를 찾지 못했다. 아버지를 모신 수도권의 추모공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명절 연휴마다 문을 닫아서다. 폐쇄 기간을 피해 명절 전후 성묘하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직장 문제로 전북 전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씨 입장에선 여의치 않다. 한씨는 “멀리서 살다 보니 방문이 쉽지 않아 항상 명절 기간을 이용해 추모공원을 찾았는데 지난 추석부터는 한 번도 못 갔다”며 “관광지나 놀이공원은 연휴에도 정상 운영하는데 왜 추모공원은 개방하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사전예약제·백신 접종 완료자만 입장 가능

지자체들이 추석 연휴 기간 추모공원·봉안시설 등 장사시설 운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연휴 기간에도 개방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어서다. 이에 일부 지자체는 사전 예약으로 입장 인원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연휴 기간에도 운영한다.

경기 화성시는 추석 연휴 기간에 비봉면에 있는 화성시추모공원과 부천·안산·안양·시흥·광명시와 공동 운영하는 함백산추모공원에 ‘방문객 총량제’를 도입한다. 17일까지 온라인 화성시통합예약시스템으로 사전 예약한 이들 중 일정 인원을 하루 6회 걸쳐 입장시킨다. 실내 봉안 면적 4㎡당 1명(가족 단위 4인 이내 방문) 기준으로 화성시 추모공원은 회당 200명 이내, 함백산추모공원은 회당 400명 이내로 입장 인원을 제한한다.

화성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추석 연휴 기간 화성시 추모공원을 폐쇄했는데 ‘왜 문을 닫느냐’는 항의성 민원이 많았다”며 “함백산추모공원은 지난 1일 6개 지자체가 모여서 개방 여부를 상의했는데 ‘예약자 중심으로 방문을 허용하자’는 의견이 많아 방문객 총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5일 충남 당진시 거리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5일 충남 당진시 거리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연휴 기간 문을 닫았던 성남 하늘누리추모원도 이번 추석 연휴엔 사전 예약한 이들을 대상으로 개방한다. 단, 백신 접종 완료자(2차 접종 이후 2주 경과자)만 입장할 수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백신을 접종을 완료한 시민 수가 늘고 있어서 ‘인센티브’ 차원에서 접종 완료자는 명절 기간에도 추모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사전 예약자를 중심으로 장사시설을 운영하기로 한 지자체들은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1일 3회 이상의 자체 소독은 물론 열화상 카메라 등을 통한 발열 체크, QR코드와 수기 명부작성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부터 사전예약자를 도입한 용인 평온의 숲 관계자는 “사전예약으로 입장 인원을 철저하게 제한하고 마스크 착용과 음식물 반입·섭취금지 등을 철저하게 단속하고 있다”며 “사전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가급적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인천 등은 임시 폐쇄 결정 

하지만 코로나19의 거센 확산세에 연휴 기간 폐쇄를 결정하는 장사시설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은 추석 연휴 기간인 18일부터 22일까지 5인 이상 성묘 금지 조처를 내리고, 공단이 운영하는 실내 봉안 시설 4곳(승화원 추모의 집, 용미1묘지의 분묘형 추모의 집, 왕릉식 추모의 집, 용미2묘지의 건물식 추모의 집)을 전면 폐쇄하기로 했다.

 인천가족공원 직원들이 9일 인천시 부평구 가족공원에서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뉴스1

인천가족공원 직원들이 9일 인천시 부평구 가족공원에서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뉴스1

인천가족공원과 대전추모공원, 전남 해남군에 있는 남도광역추모공원, 경기 가평추모공원 등도 추석 연휴 임시 폐쇄를 결정했다. 국가보훈처도 현충원, 호국원 등 전국 11개 국립묘지의 현장 참배 대신 '온라인 참배'로 대체 운영한다. 유용수 인천시 노인정책과장은 “이번 추석 명절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최대 위기상황이 될 수 있어 고심을 거듭한 끝에 인천가족공원의 임시 폐쇄를 결정했다”며 “장사시설 방문 대신 온라인 성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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