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에 받았다" 직접 나선 공익신고자…김웅 "휴대폰 바꿨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0 05:00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제보자로 지목된 조성은 씨가 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내가 제보자나 공익신고자인지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밤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윤석열 전 총장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저를 공익신고자로 몰아가며 각종 모욕과 허위 사실을 얘기하고 있다”며 부인하던 입장에서 분위기가 달라진 셈이다.

지난해 2월 중도ㆍ청년ㆍ정책 정당 미래통합당 합류 선언 기자회견에서 조성은 브랜드뉴파티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중도ㆍ청년ㆍ정책 정당 미래통합당 합류 선언 기자회견에서 조성은 브랜드뉴파티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은 “제보·공익신고 했는지 얘기 못해…공식 입장 준비중”

조씨는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었고 김웅 의원과는 ‘N번방 근절대책 태스크포스(TF)’에서 함께 활동했었다. 김 의원은 별도로 선대위 ‘친문정치공작 진상조사특위 공동위원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조씨는 뉴스버스 관계자와 접촉했는 지에 대해서도 “그것조차 말할 수 없다”며 “지금 한마디 한마디가 법적인 내용이 들어간다”라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에게 관련 자료를 받았는지를 포함해 “공식적 입장을 준비하고 있다”라고만 했다.

그는 윤 전 총장과 김 의원에 대해선 “저 따위로 사건을 뭉개려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페이스북 입장문에선 “기자들에게 이재명 캠프 등 국민의힘이 아닌 황당한 캠프에서 활동한다는 허위사실도 유포했다”며 “매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익신고 제보자, JTBC에 “김웅이 보내고 대검에 고발하라 했다”

조씨와 별도로 대검찰청에 공익신고한 제보자가 이날 JTBC와 인터뷰를 하며 “김웅 의원과 윤석열 전 총장의 기자회견을 봤고, 고민 끝에 내가 제보자라고 밝히기로 결심했다”며 직접 나섰다.

대검찰청에 '고발 사주' 의혹을 공익신고한 제보자가 지난해 4월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서 전달받은 고발장과 자료들. JTBC 방송화면 캡처

대검찰청에 '고발 사주' 의혹을 공익신고한 제보자가 지난해 4월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서 전달받은 고발장과 자료들. JTBC 방송화면 캡처

제보자는 “김 의원에게 당시 자료를 받은 것은 맞지만 당에 따로 자료를 전달하진 않았다”면서 “김 의원이 당시 전화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하라고 얘기했는데 당시엔 그 의미를 몰랐고, 대화방 캡처에 나온 ‘손준성’이란 인물이 검사인지도 몰랐다"라고도 했다.

그는 “김웅 의원에게 자료를 받은 사실을 뉴스버스 측에 알렸을 뿐 (제보가) 정치 공작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현재 여야 어떤 캠프에도 속해 있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김웅→제보자’ 확인…손준성 전달 확인할 김웅 “휴대폰 바꿨다”

대검에 공익신고한 제보자가 직접 김웅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고발장 등을 전달받았다고 확인하면서 김 의원이 전달한 자료를 손준성 검사에게 받은 게 맞는지, 손 검사가 실제 고발장을 작성했는지 등에 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검에 제출한 제보자 휴대전화만으론 ‘김웅→제보자’ 전달 경로와 경위만 확인이 가능할 뿐 다음 단계로 ‘손준성→김웅’으로 전달 여부나 경위를 확인하려면 김 의원이나 손 검사가 당시 사용한 휴대전화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은 하지만 8일 기자회견에서 “당시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다. 휴대전화를 정기적으로 바꿨다”라고 밝히면서 ‘김웅↔손준성’ 사이에 실제 고발장과 자료가 오갔는지 검증 작업에 난항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대검 감찰부가 전날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인정한 데 이어 손 검사의 휴대전화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제수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범계 “5개 이상 죄목”…공수처·검·경 동시수사 전망도 

검찰과 별도로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찰도 동시다발 수사를 벌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사건의 경우 ‘고발 사주’ 또는 ‘청부 고발’에 따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뿐만 아니라 공무상 비밀누설,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다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고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결과로 혐의마다 수사권이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가정적 조건 하에 법률 검토를 해봤더니 (해당 의혹이) 적어도 5개 이상의 죄목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수사 착수가 임박했을 수 있다고 읽히는 대목이다. 다만 5가지 죄목이 무엇인지 여부에 대해선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강원 춘천시 금강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강원 춘천시 금강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 감찰부에서 손 검사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실제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 등을 김웅 의원에게 보낸 게 사실이라고 확인할 경우 공수처가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혐의가 발견된 것으로 보고 손 검사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다. 직권남용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는 공수처 수사할 수 있는 대상이어서다.

공수처는 이번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 손 검사,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을 고발한 시민단체 대표를 8일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검찰도 손 검사에 대한 감찰과 별개로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 중 하나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별도 입건해 직접 수사할 수도 있다. 실명 판결문 유출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수사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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