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게임 뒷바라지하다 프로게이머 된 58세 엄마

중앙일보

입력 2021.09.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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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모자 프로게이머인 앤 피시(왼쪽)와 벤지 피시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모자 프로게이머인 앤 피시(왼쪽)와 벤지 피시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10대 프로게이머 아들의 매니저를 하다가 진짜 프로게이머가 된 50대 어머니가 있다.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를 하는 영국의 프로게이머 벤지 피시(벤지 데이비드 피시·17)의 어머니 앤 피시(58)다. 앤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마마벤지 피시’다. 그는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e스포츠팀’ 갤럭시 레이서와 계약을 맺고 월급을 받는 프로게이머가 됐다.

앤은 9일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포트나이트를 하는 것도, 온라인 스트리밍을 하는 것도 신기한데 프로게이머라니 상상조차 못 했다. 신기하다”고 말했다. 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에서 43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16만5000명이다. 지난 2월 포트나이트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앤은 “다음 목표는 유튜브 구독자 수를 100만 명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갤럭시 레이서의 폴 로이 최고경영자(CEO)는 “앤은 최근 토너먼트 경기에서 실력을 입증했다. 지난 수년간 벤지의 매니저로 경력을 쌓으면서 e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고 소개했다.

앤이 온라인 게임을 중계하는 모습. [사진 트위터 캡처]

앤이 온라인 게임을 중계하는 모습. [사진 트위터 캡처]

앤은 홀로 두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앤의 남편은 벤지가 태어난 지 8개월이 됐을 때 식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앤은 강 위에 위치해 차가 다니지 않는 섬에 집을 얻어 아들들을 키웠다고 한다. 벤지는 “돈을 많이 벌면 평생 세입자로 살던 엄마에게 멋진 집을 사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앤이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오로지 벤지 때문이었다. 선천적인 질병으로 다리가 불편한 벤지는 어릴 때 일곱 살 많은 형을 따라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이던 벤지는 14살이던 2018년 프로게이머가 됐다. 이후 앤은 벤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교육하는 ‘홈스쿨링’으로 뒷바라지를 했다.

벤지는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포트나이트 월드컵에 진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포트나이트를 하는 프로게이머 가운데 ‘세계 10대 선수’로 꼽힌다. 벤지는 유튜브 구독자 1167만 명, 트위치 구독자 360만 명을 보유한 스타가 됐다. 인스타그램에서도 팔로워 24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앤은 아들이 하는 일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게임을 시작했다고 한다. 앤의 ‘꿈’은 언젠가 아들 벤지와 맞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그는 “포트나이트 월드컵에서 벤지와 경쟁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지와는 워낙 실력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이룰 수 없는 꿈이겠지만 시도는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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