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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고발사주 의혹’ 와중에…檢, 김건희 주가조작의혹 압수수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찰이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49)씨가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한 업체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이번 주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연관이 있는 복수의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다만, 도이치모터스 본사와 증권사 등은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참석한 자리에 부인 김건희 코비나컨텐츠 대표가 동석해 있다. 검찰은 최근 김씨가 연루됐다고 의심받는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관련한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참석한 자리에 부인 김건희 코비나컨텐츠 대표가 동석해 있다. 검찰은 최근 김씨가 연루됐다고 의심받는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관련한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이번 압수수색은 6월 금융감독원, 7월 증권사 6곳에 대한 동시다발 압수수색 이후 11개월째 진행중인 김건희씨 주가조작 의혹 수사와 관련 또 다른 강제수사다. 금감원은 2013년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소유지분 공시 의무 위반 혐의로 조사했던 서류 등을 확보하기 위해, 증권사는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이들의 매매내역 자료와 전화주문 내역 등을 들여다보기 위해 압수수색했었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향후 김씨 등 사건 관계인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윤 전 총장이 김씨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 기자들에 대한 고발사주 의혹이 제기된 와중에 추가 압수수색이 이뤄져 관심이 쏠린다. 이에 김씨 수사가 11개월째로 접어드는데도 별다른 성과가 없자 또 다른 범죄 혐의의 단서를 찾기 위해 추가 압수수색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해당 사건은 2009~2012년 사이 권오수 회장이 김씨에게 이른바 ‘선수’ 이모씨를 소개한 뒤, 김씨가 이씨에게 10억원이 담긴 증권사 계좌를 맡기는 등의 방식으로 주가조작에 관여했단 의혹이 핵심이다. 김씨가 2012년 권 회장으로부터 신주인수권을 싸게 사들여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특혜 거래’ 의혹도 제기돼 있다.

요양병원 불법 개설과 요양급여 부정 수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5)씨가 9일 오후 보석으로 석방돼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최씨는 딸 김건희(49)씨와 함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요양병원 불법 개설과 요양급여 부정 수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5)씨가 9일 오후 보석으로 석방돼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최씨는 딸 김건희(49)씨와 함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시기 도이치모터스 임원  A씨가 김씨의 모친이자 윤 전 총장의 장모인 최모(75)씨가 같은 IP에서 주식계좌에 접속한 정황 등을 토대로 최씨 역시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A씨는 현재 도이치모터스를 퇴사한 상태다.

김씨와 도이치모터스 측은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2013년 경찰 내사에서 모두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이라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2012년 신주인수권을 매수한 건 정상적인 거래라며 특혜 의혹 역시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 수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총장을 수사지휘에서 배제하라는 장관의 수사지휘가 유효한 상황이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과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지휘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박범계 장관을 법무부 검찰국장과 검찰과장으로 보좌하던 검사들이다.

지난해 4월 7일 최강욱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49)씨에 대한 주가조작 가담 의혹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검찰의 수사는 당시 그의 고발로 시작됐다. 뉴스1

지난해 4월 7일 최강욱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49)씨에 대한 주가조작 가담 의혹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검찰의 수사는 당시 그의 고발로 시작됐다. 뉴스1

해당 사건은 윤 전 총장이 현직이었던 지난해 4월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게 시켜 야당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과도 무관하지 않다.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가 공개한 고발장(지난해 4월 3일 자)에는 “사실 김건희는 불법적인 주가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적혀 있다.

또, 고발장에는 지난해 2월 최초로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 관계자들과 여권 인사들을 공직선거법 위반(방송·신문 등 부정 이용)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고발장 내 명예훼손의 피해자엔 김씨도 포함돼 있다. 고발장 작성자와 작성·전달 경위에 대한 의혹은 현재 대검 감찰부(부장 한동수)에서 진상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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