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돈줄 죄는 美 재무부…지난해 北 자산 370억원 동결

중앙일보

입력 2021.09.09 12:56

업데이트 2021.09.09 14:1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당 중앙위원회 8기 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당 중앙위원회 8기 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미국 재무부가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는 북한에 대해 지난해 3169만 달러(약 369억8000만원)의 자산을 동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미국의소리(VOA)는 8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발표한 '2020 테러리스트 자산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 재무부는 매년 미국 국무부가 테러지원국(State Sponsors of Terrorism)으로 지정한 국가들의 자산 동결 현황을 미 의회에 보고하고 있다. 이번이 29번째 연례 보고서다.

OFAC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동결한 북한 자산에 대한 소유자의 이름과 액수, 동결 날짜 등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동결된 북한 자산에는 미국 은행에 예치된 북한 자금이나 미국 금융권과 연계된 해외 은행의 대북제재 위반 자산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북한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대북제재 위반을 이유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외국인의 자산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OFAC는 보고서에 "북한 정권뿐 아니라 북한을 대신해 활동하는 개인과 기관의 자산도 집계에 포함됐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VOA는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된 싱가포르 사업가 궈기셍이 소유했던 2734t급 유조선 커리저스호를 예로 들었다. 해당 선박이 지난 7월 미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미국 국고로 귀속됐지만 검찰의 압류조치 중이던 지난해에는 동결 자산에 포함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VOA는 또 북한에 17개월 억류됐다 미국으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지난해 5월 미국 은행 3곳에 예치된 북한 자금 관련 소송을 제기했던 사례도 끄집어냈다. 당시 웜비어의 부모가 공개했던 미 재무부의 동결 자금 2379만 달러(약 278억1000만원)도 이번 내역에 포함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경제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미 재무부가 북한 자금을 동결한 것에 대해 김정은 정권에 대한 돈줄 압박을 강화해 대북제재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코로나19, 자연재해 등이 겹쳐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또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제2397호에 따라 해외 노동자 파견이 금지되면서 주요한 외화벌이 창구마저 막힌 상황이다. 북한 당국은 제재 이전까지 약 10만 명의 노동자를 중국, 러시아 등 해외로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벌어들인 수입은 매년 약 5억 달러(약 575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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