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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파고드는 중국…백신 등 물량공세 “유일한 지원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 백신 300만 도스 등 총 2억 위안(약 362억원) 규모의 물자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전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3일 화상으로 진행된 중국-아세안 10개 외교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제공]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3일 화상으로 진행된 중국-아세안 10개 외교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제공]

FT에 따르면 이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란‧파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의 외교장관이 참석한 ‘아프간 인접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왕 부장은 “아프간은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라며 “중국은 아프간 국민의 필요에 따라 백신 등 2억 위안 규모의 물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그 동맹국은 아프간 문제의 원흉이다. 그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교훈을 얻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중국은) 힘닿는 데까지 아프간의 평화 재건과 경제발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아프간에 중국제 백신 300만 도스와 함께 식량과 월동물자, 의약품 등을 1차로 제공한다. 또 이날 왕 부장은 지난 2016년 8월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신 실크로드) 계획의 일환으로 개통된 중-아프간 사이 화물열차 재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서방보다 앞서가는 중국·러시아 백신외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서방보다 앞서가는 중국·러시아 백신외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에 대해 FT는 “미국이 아프간의 외환보유고를 동결하면서 자금 사정이 나빠진 탈레반에 중국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탈레반은 아프간에 대한 지속가능한 지배를 위해선 중국이 유일한 우호 세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백신외교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이후 세계 100개국 이상에 백신을 기부하고, 60여 개국에 수출했다. 기부·수출 등의 방식으로 지금껏 중국이 세계에 공급한 백신 물량은 7억7000만 회분 이상이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올해 안에 전 세계에 20억 회분의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스페인 싱크탱크 엘카노 로열 연구소는 “지난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핵무기 개발로 세계의 권력과 패권을 쥐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백신외교는) 과거 핵무기와 같은 전략적 중요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탈레반이 임시 내각 구성을 발표한 가운데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아프간은 3주가 넘는 무정부 상태를 끝냈다”며 “우리는 아프간의 새 정부 및 지도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탈레반, 아프가니스탄 새 내각 공개.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탈레반, 아프가니스탄 새 내각 공개.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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