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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언론재갈법은 문생(文生)법…與 누가돼도 文시즌2”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정권교체’를 8번 언급했다. 약 50분에 걸쳐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더불어민주당의 ‘독주’를 거론하며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국회(정기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국회(정기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 원내대표는 “시장과 골목에서 매일 탄식이 터져 나온다. 하루하루 벼랑 끝으로 가고 있는 느낌”이라며 “정치를 20년 가까이 해오면서 이토록 부끄러웠던 적이 없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선 “다른 나라 국민은 백신을 골라 맞고 부스터샷까지 맞는다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견뎌야 하냐”며 “이 와중에도 정부는 자랑이 나오냐”고 꼬집었다.

“언론재갈법 최대 수혜자는 문 대통령”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여당이 밀어붙이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선 “민주당에게 언론재갈법은 민생법안보다 훨씬 중요한 문생(文生) 법안”이라며 “언론재갈법의 최대 수혜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대통령 비판, 권력 비리 의혹을 가짜뉴스라고 딱지 붙여 감추자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언론 자유가 정권도 지켜주는 거라던 문 대통령은 폼 한 번 잡으려고 해본 말이냐”며 “백신 수급 계획 가짜뉴스, 부동산 안정된다는 가짜뉴스, 북한 비핵화 가짜뉴스를 대통령부터 앞장서서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자유 민주주의는 망가지고 경제는 폭망이고 집값·전셋값은 미친 듯 날뛰는 데 서민의 희망은 없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해 “무능력·무책임·무개념의 3무(無), 세금폭탄·규제폭탄·감시폭탄의 3탄(彈), 불만·불신·불안만 남은 3불(不)”이라고 비판했다. ‘부동산’이라는 단어를 15번 언급했다.

“文, 개국공신 민노총에 갚을 청구서 아직 남았나”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국회(정기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국회(정기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가채무 문제를 언급할 땐 “빚상누각 정부”라는 표현을 썼다. 김 원내대표는 “이 정권 5년간 늘어난 국가채무가 408조원으로 역대 정부 중 최대이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증가액인 351조원보다도 많다”며 “야당 대표 시절 국가채무비율 40%를 ‘재정건정성 마지노선’이라고 했던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가서는 말을 180도 바꿨다”고 지적했다.

대북 외교에 대해서는 “현 정권은 죽어도 인정하기 싫겠지만 문 대통령이 추진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파산했다”며 “판문점회담, 싱가포르 선언은 값을 너무 비싸게 치른 가짜 평화쇼라는 진실이 들통났다”고 공세를 폈다. 대중 외교를 두곤 “대한민국의 꿈을 중국몽(夢)에 종속시키며 굴욕을 자청했다. 시진핑 정상회담에 매달리느라 국익과 국민 자존심을 내팽개쳐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에 대해선 "권력 중의 권력, 기득권 중의 기득권이 됐고 지난 4년간 건설현장 집회 시위가 5배 증가했는데 대부분이 민주노총 산하단체"라며 “문 대통령은 개국공신 민주노총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 아직도 민주노총에 갚을 청구서가 남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후보 누가돼도 文 정권 시즌2”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 원내대표는 연설 말미에 “온 국민의 관심이 대선에 뜨겁게 모이고 있다”며 “죽느냐 사느냐를 판가름하는 선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대선 얘기를 꺼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 중 누가 돼도 문재인 정권 시즌2”라며 “5년 내내 폭망 드라마를 같이 써오고, 특권과 반칙의 꿀을 같이 빨아 먹고, 실정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반성을 커녕 다시 집권하겠다고 하니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정한 선거 관리를 언급하며 “전해철 행안부장관과 박범계 법무부장관 두 자리부터 즉각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정권교체 이후 대안도 제시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고 취득세, 1주택자 양도세와 보유세, 각종 부동산 거래비용을 인하하겠다”며 “임대차 3법도 시장에 맞게 재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인세·소득세 및 부동산세·부가세 감세 등 국민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세재개혁TF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한 채 박수를 쏟아냈고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굳은 표정으로 지켜봤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연설 도중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경제 문제를 지적하는 대목에서 지그시 눈을 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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