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선생이 홍보대사 됐다…AR·가상현실 무장 ‘스마트 인천’

중앙일보

입력 2021.09.09 05:00

업데이트 2021.09.09 14:10

인천은 국내 1호 스마트 관광도시다. 모바일 앱을 이용해 개항장 일대를 편하게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7월 30일 시작됐다.

인천은 국내 1호 스마트 관광도시다. 모바일 앱을 이용해 개항장 일대를 편하게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7월 30일 시작됐다.

인천은 관광 콘텐트가 풍부한 도시다. 1883년 개항과 함께 한국 근대화가 시작된 도시여서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 싸고 맛난 먹거리도 풍성하고 즐길거리도 다채롭다. 특히 개항장 일대가 그렇다. 바로 이곳이 한국 1호 ‘스마트 관광도시’로 거듭났다.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서 21개 경쟁 도시를 제치고 인천이 선정됐다. 인천은 지난해부터 예산 70억원을 들여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에 인프라를 구축했고, 7월 30일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2일 현장을 방문해 인천 여행이 얼마나 스마트해졌는지 경험해봤다.

개항차 타고 시간여행 

중국 분위기로 장식된 인천 차이나타운. 중식당과 간식을 파는 가게가 모여 있다.

중국 분위기로 장식된 인천 차이나타운. 중식당과 간식을 파는 가게가 모여 있다.

똑똑한 인천 여행을 하려면 성가시더라도 모바일 앱부터 내려받아야 한다. 인천e지, 인천e지AR. 이렇게 두 개의 앱을 받아서 회원가입부터 해두자. ‘인천e지’가 기본 앱이다. 이용자 취향에 따라 코스를 제안하는 ‘AI 여행 추천’부터 오디오 가이드, 교통 예약, 짐 보관 업체 연동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기능이 너무 많은 게 흠이라면 흠이다. 개항장 일대에 공공 와이파이가 있어서 통신사와 상관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인천역 건너편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앱이 추천하는 식당에서 짜장면을 먹은 뒤 짜장면박물관(입장료 어른 1000원)을 가보자. 한국식 중국요리인 짜장면의 탄생 배경부터 화교의 이민사를 엿볼 수 있다. 여기서 스마트 기술이 들어간다. AR(증강현실) 앱을 이용하면 개항기 때 짜장면 만드는 모습을 담은 2분짜리 드라마를 볼 수 있다. 박물관마다 VR(가상현실) 기기도 갖췄는데, 거리두기 4단계 이후 대여를 중단했다.

인천 스마트관광도시 출범과 함께 선보인 개항차.

인천 스마트관광도시 출범과 함께 선보인 개항차.

한국의 근대사 페이지를 연 인천 개항장은 시간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전동차를 복고풍으로 개조한 ‘개항차’를 타고 명소를 둘러보면 편하다. 기사가 전동차를 몰며 간단한 해설도 곁들여준다. 인천e지 앱으로 개항차를 예약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다. 1인 1시간 1만5000원.

자유공원에서 월미도를 바라보며 스마트폰으로 증강현실을 가동했다. 100여년 전과 지금의 인천항, 월미도가 대비를 이룬 모습이 흥미로웠다.

자유공원에서 월미도를 바라보며 스마트폰으로 증강현실을 가동했다. 100여년 전과 지금의 인천항, 월미도가 대비를 이룬 모습이 흥미로웠다.

중구청 앞에서 개항차를 타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출발했다. 100년 전으로 시간을 돌린 것 같은 풍광이 나타났다. 적산가옥과 청나라풍 건물, 서양식 교회가 한눈에 담긴 모습이 이채로웠다. 개항차는 차이나타운과 송월동 동화마을을 지나 자유공원으로 이동했다. 월미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전망대에서도 증강현실을 체험했다. 바다 쪽으로 핸드폰을 들고 1883년, 1900년, 1918년에 걸쳐 인천항의 변화상을 살펴봤다. 130년 세월을 거치며 달라진 항구와 동네 풍경은 천지개벽이라 할 만했다. 여러 증강현실 중 가장 흥미로웠다.

맛집, 카페 할인 혜택도 

러시아 건축가 아파나시 세레딘사바틴이 지은 제물포구락부.

러시아 건축가 아파나시 세레딘사바틴이 지은 제물포구락부.

자유공원 바로 아래 제물포구락부 건물에서도 스마트 체험이 가능하다. 제물포구락부는 개항기 외국인의 사교모임 장소였다. 서울 독립문, 덕수궁 중명전 등 숱한 근대 건축물을 남긴 러시아 건축가 아파나시 세레딘사바틴이 지은 건물이다. 여기서도 AR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개항기 때 외국인이 어울려 환담을 하고 춤추는 모습을 드라마처럼 보여준다. 개항장 곳곳에서도 백범 김구, 선교사 아펜젤러 같은 인물이 AR 영상을 통해 인천의 역사를 들려준다. 영상 수준은? 재연 드라마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보는 느낌이었다. 영상물에 호기심을 느끼는 아이는 몰라도 성인 여행자의 관심을 계속 끌긴 쉽지 않아 보였다.

AR(증강현실) 체험은 인천 스마트관광도시의 핵심이다. 11개 지점에서 파노라마 영상이나 짧은 드라마, 역사 인물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사진은 김구 선생으로 분장한 배우가 설명하는 모습. 사진 인천e지AR 앱 캡처

AR(증강현실) 체험은 인천 스마트관광도시의 핵심이다. 11개 지점에서 파노라마 영상이나 짧은 드라마, 역사 인물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사진은 김구 선생으로 분장한 배우가 설명하는 모습. 사진 인천e지AR 앱 캡처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에 흥미가 없어도 인천e지 앱을 써야 할 이유가 있다. 식당, 카페 등 200여 개 가맹점이 앱에 들어와 있다. 이중 10여 개 업소가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20여 곳은 미리 음식을 주문하는 ‘스마트 오더’가 가능하다.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일대에 맛집이 즐비한데 할인 제휴점이 많지 않은 건 아쉬운 대목이다.

인천e지 앱에는 식당, 카페 할인 쿠폰도 들어 있다. 대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스마트 오더' 기능이 쓸 만했다.

인천e지 앱에는 식당, 카페 할인 쿠폰도 들어 있다. 대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스마트 오더' 기능이 쓸 만했다.

야심 차게 스마트 관광도시가 출범했는데 거리두기 4단계 탓에 일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도 안타깝다. 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월미바다열차, 시티투어버스는 7월 13일 이후 운항 중단 상태다. 인천관광공사 김민혜 스마트관광팀장은 “거리두기 단계가 내려가면 여러 서비스가 정상 가동될 것”이라며 “지속해서 가맹점을 늘리고, 송도와 강화도 나아가 인천 전역으로 서비스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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