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워치4 여기서 판다고? 삼성·LG가 편의점 앞에 줄 선 까닭

중앙일보

입력 2021.09.09 05:00

업데이트 2021.09.09 09:52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입점한 ‘CU제페토한강점’의 모습. [사진 BGF리테일]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입점한 ‘CU제페토한강점’의 모습. [사진 BGF리테일]

“오후 5시에 CU제페토 한강점에서 만나자.”

MZ(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선 요즘 이런 약속이 통한다. 음악 분수가 쏟아지는 서울 반포대교 옆에 이른바 ‘명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곳에선 여느 편의점처럼 즉석 조리한 라면을 먹거나 커피 마시는 것이 가능하다. 야외에선 버스킹 공연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 편의점은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다.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가상 편의점이어서다. CU는 지난달 11일 제페토와 함께 세계 최초 메타버스 편의점인 ‘CU제페토 한강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편의점 빅3, 백화점 빅3 첫 추월  

유통 업계 매출 비중.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유통 업계 매출 비중.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은 전자·통신 등 정보기술(IT) 업계에, IT 업계는 편의점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모두 미래 소비계층인 MZ 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전체 유통 시장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의 주 이용 고객이 MZ 세대기 때문이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의점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근거리 쇼핑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 장보기 채널로서 위상이 높아졌다”며 “여기에 학생이나 젊은 직장인이 핵심 고객층이다 보니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채널로 편의점이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GS25·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의 매출(31%)은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 매출(28.4%)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편의점에서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 6월 편의점에서 인당 구매 단가는 644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90원보다 6%가량 늘었다.

삼성, 갤워치4 등 신제품 이마트24서 판매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4' '갤럭시 버즈2' 등 최신 갤럭시 웨어러블 기기를 이마트24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24 삼청동점에 설치된 진열대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4' '갤럭시 버즈2' 등 최신 갤럭시 웨어러블 기기를 이마트24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24 삼청동점에 설치된 진열대 모습. [사진 삼성전자]

이런 분위기 속에서 IT 업계는 MZ세대를 공략하는 채널로 편의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편의점인 이마트24를 통해 갤럭시워치4와 갤럭시버즈2, 갤럭시Z 플립3 케이스, S펜 프로 등 모바일 신제품을 판매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올 4월부터 이마트24를 통해 USB케이블·충전어댑터·유선이어폰 등 정품 액세서리 6종을 판매해 왔는데 이번에 신제품까지 더해지며 제품군이 29종으로 늘어났다. 여의도·종로·강남 등 10개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해 연말까지 전국 200개 이상으로 판매 매장을 늘려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마트24 품목 확대를 기념해 이달 말까지 삼성카드 결제 시 10%, KT 멤버십 할인 시 추가 1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U+알뜰모바일, 편의점서 ‘이십세 요금제’ 판매 

U+알뜰모바일은 이마트24 매장에서 20대 전용 유심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U+알뜰모바일]

U+알뜰모바일은 이마트24 매장에서 20대 전용 유심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U+알뜰모바일]

MZ세대의 호응에 힘입어 가입자 수 1000만 명을 눈앞에 둔 알뜰폰 업계도 편의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인 U+알뜰모바일은 자급제폰과 알뜰폰 요금제를 결합해 사용하는 MZ 세대를 겨냥한 전용 상품을 내놨다.

이 회사는 전국 5400여 개 이마트24 매장에서 유심(USIM)을 판매하면서 U+알뜰모바일에서 제공하는 전체 유심 상품뿐 아니라 20대 전용 상품인 ‘이십세 요금제’도 판매한다.

KT 엠모바일은 CU를 포함해 세븐일레븐·GS25 등 6개 편의점을 통해 60여 종의 유심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헬로모바일은 CU 편의점을 통해 30분 내로 유심을 원하는 장소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결제, 편의점 픽업…“온라인 경험의 완성”

지난달 3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롯데정보통신 건물에 문을 연 무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DT 랩 스토어. 연합뉴스.

지난달 3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롯데정보통신 건물에 문을 연 무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DT 랩 스토어. 연합뉴스.

IT 스타트업과 제휴도 잇따르고 있다. GS리테일은 당근마켓에서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최대 6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마감 할인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GS25·GS더프레시·랄라블라 등 GS리테일의 1만5000여 점포를 대상으로 유통기한이 짧은 도시락·삼각김밥 등을 할인 판매한다. 고객은 당근마켓 앱을 통해 원하는 지점을 골라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구매한 뒤 매장을 찾아 QR코드를 제시하면 된다.

주류 할인 앱인 ‘데일리샷’은 CU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캔맥주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매월 6900원의 구독료를 지불하면 CU에서 캔맥주 3캔을 마실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다.

역으로 편의점이 IT 업계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한 무인 편의점을 선보이고 있다. 메타버스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CU가 제페토에 입점한 데 이어 GS25는 11월 싸이월드에 입점할 예정이다. 싸이월드 이용자는 싸이월드 내 쇼핑 채널을 통해 편의점(GS25)·슈퍼마켓(GS더프레시)·홈쇼핑(GS샵)의 물건을 구매한 뒤 바로 배송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거주학과 교수는 “편의점은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은데다 즉각적인 만족이 가능하단 점에서 효율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유통 채널”이라며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퍼로컬(동네 생활권) 매장인 편의점은 IT를 통해 고객에게 확장된 경험을 제공하고, IT 업계는 편의점이란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고객 경험을 완성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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