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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역사 다시쓰기… 리 장군 동상, 고향서도 철거

중앙일보

입력

동상은 추가 결정이 있을 때까지 주 정부 소유 시설에 보관된다. 동상은 고가도로 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절단했다. EPA=연합뉴스

동상은 추가 결정이 있을 때까지 주 정부 소유 시설에 보관된다. 동상은 고가도로 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절단했다. EPA=연합뉴스

미국 남북전쟁 때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군을 지휘한 장군의 동상이 8일 그의 고향에서도 철거됐다.  

뉴욕타임스·AP통신 등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도인 리치먼드에서 남부 연합군 총사령관인 리 장군의 동상 철거 작업이 이뤄졌다. 버지니아주는 리 장군의 출생지이다.

동상이 철거되자 환호하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동상이 철거되자 환호하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리 장군은 패장이지만 미국 역사에 기록될만한 명장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받아왔다. 그래서 남북전쟁 종전 25주년을 맞아 1890년 동상이 세워졌고, 131년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이날 동상 철거 작업은 수백명의 환호 속에서 진행됐다. 동상 존치를 원하는 쪽에서 철거반대 소송을 내며 버텼지만, 버지니아 주 대법원은 결국 철거를 결정했다.

지난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는 사건이 터진 후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됐다. 이와 함께 남부군 관련 조형물이나 상징물을 없애자는 움직임도 거세졌다.

지난해 리치먼드 시장은 몇몇 남부연합 기념물을 없애기 위해 긴급 권한을 발동했고, 시위대는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의 대통령이던 제퍼슨 데이비스의 기념물을 길바닥에 끌어내리기도 했다.

또 지난 7월에는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100년가량 자리를 지킨 리 장군의 동상이 철거된 바 있다.

이런 흐름은 문화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흑인 노예제를 미화했다는 이유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영상 플랫폼 HBO 맥스 목록에서 삭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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