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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스쿼트·영양관리…70대 건강수명 5.2개월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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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0대 후반 노인이 운동, 단백질 보충 등에 6개월 집중 투자하면 요양병원에 덜 가고, 건강수명이 5.2개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는 강원도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평창군 노인 383명(평균 연령 만 76.8세)을 노쇠 예방 활동 참여군(187명)과 미참여군(196명)으로 나눠 건강수명 변화를 추적했다. 참여군은 2015년 8월~2017년 1월 지역별로 나눠 6개월 코스의 노쇠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코스 완료 후 24개월간 변화를 추적해 비참여군과 비교했다.

노쇠 예방 프로그램은 5개 분야로 구성된다. 근력 운동(스쿼트·플랭크·누워서 다리 올리기 등), 균형 운동(한 발 들고 서기 등), 유산소 운동(빨리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을 각각 20분씩 총 1시간, 주 2회 했다. 운동지도사가 반드시 참여했고 매달 강도를 높였다. 그 외 단백질 보충 음료 섭취, 우울증 상담·처방, 약물 지도(중복 약물 정리, 약 복용 체크), 낙상 방지(손잡이 설치, 장판 돌출 제거 등)를 병행했다.

노쇠 예방 5대 수칙

노쇠 예방 5대 수칙

연구팀은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5회), 서서 균형잡기, 걸음 속도 등 신체 수행 능력을 평가했다. 처음에는 두 집단 간에 차이가 없었으나 6개월 만에 참여 집단(10.7점)이 미참여 집단(7.1점)을 앞섰고 이후에도 이어졌다. 신체 기능이 몰라보게 개선된 것이다.

장 교수팀은 노쇠 예방 프로그램 종료 후 24개월의 변화를 추적했다. 참여 그룹은 평균 28.5개월 집에서 건강하게 지내다 숨지거나 요양병원·요양원으로 들어갔다. 미참여 그룹은 23.3개월 만에 숨지거나 입원하면서 집을 떠났다. 또 달라진 인구를 비율로 환산했다. 참여 그룹 노인의 87%가 30개월(노쇠 예방 프로그램 6개월 포함) 동안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생존했다. 반면에 미참여 그룹은 64.9%만이 그랬다.

장 교수는 “노쇠 예방에 6개월 집중 투자했더니 5.2개월 건강수명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며 “노인이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건강한 생활을 하면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게다가 노인의 장애 발생을 2년 늦췄다.

그동안 노쇠 예방 프로그램의 단기 효과 연구는 있었다. 프로그램 종료 후 장기 생존율과 건강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장 교수는 “노쇠 예방 프로그램 참여 전에는 근력이나 신체 기능이 같은 연령대 노인의 평균보다 떨어졌는데, 프로그램 참여 후 몰라보게 좋아질뿐더러 효과가 지속돼 수명까지 늘린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노인의학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나이와 노화(Age and Ageing)’ 최근호에 실렸다.

장 교수는 노쇠 예방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다섯 가지 건강 수칙을 제시했다. 근력·유산소·균형 운동을 병행하고, 동물성 단백질을 소량씩 자주 먹고, 취미생활을 해 우울증을 예방하고, 방바닥의 긴 전선·이불 등에 걸려 낙상할 수 있으니 정리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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