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경호원 출신 러 장관, 북극 절벽서 감독 구하려다 숨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22:47

업데이트 2021.09.08 23:15

예브게니 지니체프 러시아 비상사태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예브게니 지니체프 러시아 비상사태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비상사태부의 예브게니 지니체프(55) 장관이 시베리아 북부 지역에서 훈련 중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니체프 장관이 북극에서 다큐멘터리 촬영감독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지니체프 장관은 이날 시베리아 북부 도시 노릴스크에서 진행된 ‘북극 지역 재난 비상사태 예방 훈련’ 중 사고를 당했다.

정부 부처가 공조하는 대규모 훈련으로 당시 현장에는 북극항로 개발과 관련한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동행했다고 한다.

사고는 고지대에 위치한 소방 시설 건설 현장을 시찰하던 중 일어났다.

젖은 바위 위에서 훈련 과정을 찍던 알렉산더 멜닉(63)감독이 발이 미끄러지면서 절벽 아래 강으로 떨어졌다.

이를 본 지니체프 장관이 반사적으로 멜틱을 붙잡기 위해 몸을 던졌지만, 암벽과 충돌한 뒤 강에 빠져 사망했다고 비상사태부는 전했다. 멜닉 감독도 목숨을 잃었다.

비상사태부는 "다른 사람들이 망연자실한 사이 지니체프는 장관이 아닌 구조대원으로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영웅적으로 행동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현장에서 사고를 목격한 러시아 RT 방송 보도국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트위터를 통해 “사고 현장에 많은 목격자가 있었다.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지니체프가 몸을 던졌고, 바위에 부딪혔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북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인 지니체프 장관은 1987년부터 28년 간 국가안보국(SSS)에서 근무했고, 연방보안국(FSB) 부국장과 FSB 칼리닌그라드주 지부장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는 비상사태부 장관직을 맡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경호원이자 보좌관 경험도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지니체프 장관의 순직 소식을 접한 뒤 “크나큰 손실”이라며 애도를 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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