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고발사주’ 제보자=공익신고자”…권익위 “아직 아냐”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21:15

업데이트 2021.09.08 21:58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가 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사건 제보자 A씨가 공익신고자 신분으로 전환됐다는 대검찰청 발표와 달리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판정한 바 없다”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이날 “검찰이 언론에 다 공개한 사람을 느닷없이 공익신고자로 만들어주는 기관이냐”라고 문제제기하자 “공익신고자 지위 판단 기관은 권익위”라며 검찰의 발표를 바로잡은 것이다.

대검은 이후에도 “공익신고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공익신고자로서 보호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의 공익신고자 여부를 놓고 권익위와 힘겨루기하는 모양새를 연출한 셈이다.

윤석열 “檢, 느닷없이 공익신고자 만들어주는 기관이냐” 반발

우선 권익위는 8일 오후 보도설명 자료를 내고 "현재까지 제보자 A씨가 권익위에 신고자 보호신청을 한 바가 없다"면서 "따라서 권익위는 A씨가 부패 혹은 공익신고자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한 바 없다"고 분명히 했다.

권익위는 "공익신고자보호법 및 부패방지권익위법상 보호 대상이 되는 신고자인지 여부는 권익위가 최종적 유권해석 및 판단 권한을 가진다"며 "공익신고를 받을 수 있는 접수기관에는 수사기관도 포함되나, 공익신고자 해당 여부 및 신변보호나 보호조치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없다"고 못박았다.

권익위는 다만 "제보자가 추후에 공익신고자로 신분이 전환되더라도 보호조치는 수사기관 신고가 이뤄진 시점부터 소급적용이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향후 공익신고자 지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권익위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낸 배경에 대해선 "대검 발표 뒤 이미 신분이 전환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를 바로잡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익위 “신고자 판단은 우리가” vs. 대검 “신고기관으로 보호 결정”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지난해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지난해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대검찰청은 이날 오전 "대검 감찰부는 뉴스버스 보도 관련 제보자의 공익신고서 등을 제출받아 관계 법령상 공익신고자로서의 요건을 충족하였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공익신고의 요건'이 아니라 '공익신고자의 요건'이란 표현을 통해 전날 오후 뉴스버스가 “제보자 A씨가 공익신고자보호법상 공익신고자 신분으로 전환됐다”고 보도한 내용을 20시간 뒤 확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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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은 권익위가 “제보자 A씨는 아직 공익신고자가 아니다”라고 밝힌 이후 다시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대검은 우선 "검찰은 공익신고자보호법상 신고기관인 수사기관으로서 제보자로부터 공익신고를 받아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하여 향후 진행되는 절차 등에 있어서는 공익신고자로서 보호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보자는 이와 별도로 공익신고자보호법상 보호조치 등을 받기 위하여 권익위원회에 보호조치 등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권익위에서 보호조치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해 공익신고자 지위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라고 덧붙였다.

대검은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결정해 보호할테니 제보자가 추후 법령상 보호조치를 신청할 때 권익위는 권익위대로 지위를 판단하라는 취지로 반박한 것이다.

김웅 회견 중 대검 발표…“제보자 신상공개 막으려는 의도”

이 같은 해석상 논란은 현행 공익신고자보호법 2조가 ‘공익신고자란 공익신고를 한 사람’으로 정의해놓고 별도 지정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비롯됐다. 대신 공익신고자는 공익신고 이후 인사 등 각종 불이익조치를 받은 경우 권익위에 보호조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공익신고자보호법의 주무 기관이자 최종 해석권이 권익위에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대검이 제보자 A씨의 공익신고를 접수하자마자 공익신고자로 보호하겠다고 나선 데 또 다른 배경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검이 이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도중 '제보자=공익신고자'라고 발표한 건 김 의원의 공익신고자 신상공개를 막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권경애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언론 제보자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상의 공익신고자로 보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언론에 부정한 목적으로 제보를 한 후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국민권익위에 공익신고를 했다면 공익신고자가 되는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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