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분칠 지운 모습 나왔다"…'메이저 언론' 또 실언 논란도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18:43

업데이트 2021.09.08 19:41

“제가 그렇게 무섭습니까. 저 하나 제거하면 정권창출이 그냥 됩니까. 당당하게 하십시오.”

8일 오후 4시 28분 국회 소통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윤 전 총장은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이것은 정치공작”이라며 반박했다. 머리 모양도 정돈되지 않았고, 손엔 원고도 들려있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시종 높고 강한 목소리로 고발 사주 의혹 연루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총장 재직당시 검찰이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야당에 전달했다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총장 재직당시 검찰이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야당에 전달했다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이날 기자회견은 점심 식사 이후 윤 전 총장의 결단으로 갑자기 결정됐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들이 기자회견 사실을 통보받은 시각은 회견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2시30분, 기자들에게 공지된 시각은 이로부터 한 시간 뒤인 오후 3시30분쯤이었다.

당초 윤 전 총장은 “의혹이 사실이 아닌 만큼 강하게 대응하자”는 참모들의 조언에 “조금 더 지켜보자”며 신중론을 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오전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기자회견 이후 윤 전 총장의 기류도 바뀌었다고 한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수집된 정보를 통해 고발 사주 의혹이 진실이 아닌 정치 공작이라는 확신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뉴스버스의 허위보도로 시작된 정치 공작의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며 자체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도 발족했다. 위원장은 대검 중앙수사부장 출신의 김홍일 변호사, 간사는 주광덕 전 의원이 맡는다.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윤 전 총장 캠프에선 “분칠을 지운 윤석열의 본모습이 나왔다”고 자평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 참여 선언 이후 잇따른 ‘실언 논란’ 등에 휩싸인 뒤 최근 들어 원고를 보고 발언하는 모습이 잦았는데, 이날 회견에선 준비된 메모 없이 즉석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이던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 발언으로 이른바 ‘항명 파동’을 일으키며 유명세를 치렀다. 검찰총장 재임 시절이던 2020년 대검찰청 국정감사 당시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맞서 책상을 치며 반박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식’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분칠을 지운' 윤 전 총장은 이날 “메이저 언론” 발언으로 또다시 실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회견에서 “앞으로 정치공작하려면 인터넷 매체에 하지 말고,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 기자가 “메이저 언론이 아니면 의혹을 보도할 수 없나”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공작하려면) 처음부터 독자도 많고 이런 데다 해라. 어차피 다 따라올 텐데. KBSㆍMBC에서 시작하든지, 아니면 더 지켜보든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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