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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 퇴치 가능성 매우 낮아…변이 계속 나타날 것"

중앙일보

입력

세계보건기구(WHO)가 7일(현지시간) 코로나19는 독감처럼 계속 변이해 퇴치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이같은 암울한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는데, WHO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CNBC 등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백신 접종이 잘 이뤄지지 않은 국가들에서 계속 변이되고 있고, 이를 근절하려는 이전의 희망이 줄어들면서 코로나19는 우리와 함께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로이터=연합뉴스]

라이언 팀장은 "언젠가 우리가 이 바이러스를 제거하거나 퇴치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었는데 그럴 가능성은 매우,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독감처럼 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곁에 머물기 위해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인플루엔자 대유행 바이러스처럼 진화할 것이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른 바이러스 중의 하나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해 지금까지 WHO가 지정한 '우려 변이'가 알파·베타·감마·델타 등 4종, '관심 변이'가 에타·요타·카파·람다·뮤 등 5종이다. 변이가 코로나19 백신 효능을 떨어뜨리거나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백신이 코로나19 박멸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처럼 계절성 질병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백신 제조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는 "우리는 영원히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할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WHO의 글로벌 발병 대응 네트워크 의장인 데일 피셔 싱가포르국립대 전염병학 교수는 지난 6일 중앙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엔데믹(Endemic·풍토병)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코로나19 대응 방침을 이른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전환하려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를 '엔데믹'으로 전환, 독감처럼 위·중증 환자만 관리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매우 높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과 낮은 치명률, 확진자와 중증 환자의 급증 없이 안정적인 상황 등이 '위드 코로나'의 전제 조건이라고 조언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영향으로 백신이 기대 만큼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는 되지 못하고 있고, 코로나19는 독감과 달리 오랜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치료제 확보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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