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금지법’ 논란에 “강간범 근절” 엉뚱 대답한 美 주지사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17:14

7일(현지시간) 그레그 애벗 미국 텍사스주 주지사의 모습.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그레그 애벗 미국 텍사스주 주지사의 모습. AP=연합뉴스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제한하는 이른바 ‘낙태 금지법’이 실행된 미국 텍사스주(州)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비판 여론이 불거진 것에 대해 “강간범을 근절하겠다”는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 힐’ 및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애벗 주지사는 취재진에게 낙태 금지법을 옹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일 텍사스에서 발효된 이 법은 일명 ‘심장박동법’으로 불린다. 의학적 응급 상황을 제외하고 성폭행이나 근친상간까지 포함해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은 임신 6주가 되면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된다는 점에서 착안됐다. 그런데 6주라는 기간은 여성이 임신 사실을 자각하기 어려운 시기인 데다가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중절 수술을 할 기회마저 원천 봉쇄한다는 점에서 큰 비판을 불러왔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이른바 '낙태 금지법'에 대한 반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이른바 '낙태 금지법'에 대한 반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애벗 주지사는 “해당 법은 강간 등 범죄 피해자들에게 아이를 낳도록 강요하지 않는다”며 “적어도 6주의 낙태 기간을 제공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애벗 주지사는 그러면서 “강간은 분명한 범죄”라며 “텍사스는 적극적으로 강간범들을 체포·기소함으로써 거리에서 그들을 추방하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텍사스는 강간 피해자 누구나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벗 주지사의 이런 발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비판의 글이 쏟아졌다. 범죄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기본권을 빼앗았다는 지적에 동문서답을 했다는 등의 비판이다. 텍사스에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부터 제대로 대응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애벗 주지사뿐만 아니라 댄 패트릭 부주지사도 논란이 됐다. 오리건주의 최대 도시 포틀랜드가 낙태 금지법에 항의하며 텍사스와의 경제적 거래 및 공무원 출장 등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자 패트릭 부주지사는 포틀랜드에 대해 “재앙의 도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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