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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받는데도 1300명 또 불법집회…“경찰, 집행부 형사처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두 차례에 걸쳐 노조원 1000명이 참가한 불법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가 또다시 불법집회를 강행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당진서 세번째 대규모 불법집회

8일 오후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경찰이 노조원들의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 [사진 독자]

8일 오후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경찰이 노조원들의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 [사진 독자]

8일 충남경찰청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오후 3시 당진제철소 공장 내부와 C정문에서 각각 1000여 명, 300여 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현대제철 측에 자회사 전환 반대와 직접 고용 등을 요구했다. 공장 내 집회는 미신고 집회로 불법행위다.

노조, 공장 내부 1000여 명 미신고 집회 강행 

노조는 집회에서 “노동자를 평생 비정규직으로 만들겠다는 현대제철의 자회사 설립에 맞서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이 지난달 18일부터 점거 농성과 총파업 투쟁을 하고 있다”며 “노동자를 나락으로 끌어내리려는 정권과 자본의 합주곡을 반드시 멈추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조합원들은 당진제철소 정문 인근 5곳에서 산발적으로 집회를 열다. 이들은 “대다수 조합원은 (현대제철의) 꼼수에 속지 않고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며 “당진제철소가 누구 때문에 굴러가는지 분명하고 우리의 투쟁 명분 역시 명확하다”고 밝혔다.

8일 오후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경찰이 차벽을 설치한 뒤 노조원들의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 [사진 독자]

8일 오후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경찰이 차벽을 설치한 뒤 노조원들의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 [사진 독자]

경찰은 이날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노조 측에 “신고 주체와 집회 목적 등으로 미뤄 사실상 1개 집회로 판단된다”며 집회를 열 수 없다고 통보했다. 미신고 집회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사회적 거리두기(3단계)에 따른 인원(49명)을 초과한 집회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 노조원 이동 차단…“집행부 형사처벌 방침”

노조가 집회를 강행하자 경찰은 이날 오전 9개 중대, 740여 명의 경력을 투입하고 집회가 열리는 당진제철소 C정문에 차 벽을 설치, 노조원들의 이동을 차단했다. 노조는 경찰이 집회를 차단하자 800m쯤 떨어진 다른 정문으로 이동, 집회를 시작했다. 경찰은 여러 차례의 해산 명령에도 노조가 집회를 이어가자 현장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노조 집행부를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는 지난 23일 오후 당진제철소 통제센터를 기습 점거한 뒤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통제센터에는 노조원 40여 명이 상주하며 사측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8일 오후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비정규직노조이 자회사 전환 등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독자]

8일 오후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비정규직노조이 자회사 전환 등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독자]

경찰 관계자는 “사내 집회에 대해서는 노사 자율교섭 원칙과 물리적 충돌에 따른 부상자 발생, 코로나19 확산 등을 고려해 강제해산 조치를 자제하고 있다”며 “다만 노조가 명백하게 불법집회를 개최한 만큼 관련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자회사 전환 반대 

지난 4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 시정 명령을 받은 현대제철은 지분 100%를 출자한 자회사 현대ITC 등 3곳을 설립, 당진과 인천·포항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7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4400여 명이 자회사 입사에 동의했다.

당진제철소 협력업체 직원 5200여 명 가운데 2700여 명도 자회사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날 불법집회에 참여한 금속노조 산하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원 2600여 명은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고 있다.

8일 오후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경찰이 차벽을 설치한 뒤 노조원들의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 [사진 독자]

8일 오후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경찰이 차벽을 설치한 뒤 노조원들의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 [사진 독자]

앞서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는 9일 오전 10시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무력화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다”며 현대제철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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