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항소심 재판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사실 확인 필요"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16:19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항소심 재판부가 8일 "이른바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며 선거법 사건 처리 기한인 3개월 내 선고가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발 사주’ 의혹이 최 대표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향후 재판에서 검찰 수사·기소의 적법성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 검찰에 "이 사건 고발장 누가 작성했나"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조은래·김용하·정총령)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대표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 기간 후보자 신분으로 한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조국 전 장관 아들은 내 사무실에서 인턴을 했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른바'라고 말씀드린다. 이 사건이 이른바 '고발 사주', '청부 사주' 사건이라고 해서 부각이 되는 것 같다"며 "최 대표 측도 오늘 PPT 상으로 아주 상세하게 제시하지는 않고 개론적 부분만 언급했는데, 이런 사실관계가 확인된 다음 법률적 판단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소심에서 계류 중인 최 대표의 업무방해 사건 진행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며 "이 사건이 공직선거법 사건이라 3개월 내에 하도록 돼 있는데 부득이 시간이 경과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2차 공판 기일을 두 달 뒤인 11월 10일로 잡았다. 최 대표는 지난 1월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이 사건 고발장은 누가 작성했냐"고 묻기도 했다. 검찰 측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고발을 대리한 (조모) 변호사"라고 답했다. 최 대표 측은 "언론보도는 조 변호사 본인이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맞섰다. 이날 조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에서 초안을 받아 문장을 다듬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재판부는 최 대표 측엔 '고발 사주' 의혹과 기소 절차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진보단체 '촛불전진' 관계자가 8일 오전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 이마빌딩 앞에서 검찰 청부고발 의혹 관련 진상규명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후보 사퇴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단체 '촛불전진' 관계자가 8일 오전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 이마빌딩 앞에서 검찰 청부고발 의혹 관련 진상규명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후보 사퇴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강욱 "정치 검찰의 공작" vs. 검찰 "주관적 추측에 불과"

최 대표와 변호인은 이날 '고발 사주' 의혹을 거론하며 검찰 기소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최 대표 변호인은 "이 사건 기소는 기소권과 수사권을 이용해 대의 민주주의와 선거를 왜곡시키고자 하는 부당한 기소"라며 "검찰은 공소권 남용을 인정하고 공소를 취하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재판에 출석한 최 대표도 발언권을 얻어 "공교롭게도 사건의 진실, 정치 검찰의 공작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지금 드러나는 선거 공작 또는 공소권 남용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제출하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의 주장은 주관적 추측에 불과하다"며 "의혹 제기는 수사와 공소 제기 절차의 적법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맞섰다. 검찰은 "최 대표가 전파성이 높은 인터넷 방송에 나와 공개적인 허위 발언으로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려 유죄를 받았는데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심은 최 대표에게 불리한 양형 요소를 반영하지 않는 등 합리적 근거 없이 대법원 양형 기준인 벌금 500만~1000만원의 하한을 이탈한 오류를 범했다"며 "1심 구형과 같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은 무효가 된다.

'통로' 김웅 "고발장 받았는지 기억 안 나고 확인 방법 없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최 대표는 이날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언론과 시민, 법원을 철저하게 속이고 농락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유죄 판단을 받은 업무방해 사건도 "검찰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업무방해 사건, 처음부터 이 사건의 본질은 한 줌도 안 되는 정치 검사의 정치 공작에 불과한 것"이라며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다행히도 재판부가 선거 공작, 고발 사주의 심각성에 대해서 이해하고 인지하고 계시는 것 같아서 매우 반가운 마음"이라고도 했다.

한편 윤 전 총장 측근 검사와 야당 사이 '고발장 전달 통로'로 지목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님을 명백히 밝힌다"며 "본건 고발장 등을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이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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