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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부인’ 劉 ‘난감’ 洪 ‘수혜’?…“까딱하면 야권 전체 타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야당에 전달했다는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을 놓고 국민의힘이 동요하고 있다. 8일 기자회견을 자청한 김웅 의원이 고발장을 전달 받았는 지 등 핵심 의혹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하면서 ‘맹탕 회견’이란 평가가 나오자 각 대선후보 캠프도 파장에 촉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장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을 위해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현장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을 위해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가장 긴박하게 움직이는 쪽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윤 전 총장 측이다. 캠프 내부에선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규명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후보가 직접 관련돼 있는 예민한 사안인 만큼 캠프 내부에서는 윤 전 총장 본인 입장 외의 개별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만 김 의원이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는 걸 두고 캠프 일각에선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캠프 인사는 “고발 사주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닌데, 김 의원의 연이은 애매한 해명이 캠프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임현동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은 당초 “윤 전 총장이 진실을 얘기하라”는 공세적 입장이었지만, 최근 캠프 내부에선 난감한 기류가 읽힌다. 이번 논란의 ‘키맨’으로 꼽히는 김 의원이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사이라서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유 전 의원의 권유로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해 정계에 발을 들였고, 이후 유승민계로 분류돼 캠프 대변인직(8일 사퇴)을 맡았다. 때문에 야권 일각에서 “윤 전 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김 의원이 의혹을 터뜨린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이날 유승민 캠프 측은 김 의원의 기자회견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대책을 논의했다. 전날에는 유 전 의원이 김 의원에게 연락해 “솔직하게 국민 앞에서 밝혀달라”고 당부했고, 다른 캠프 인사들도 김 의원에게 “숨김 없이 얘기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답답한 상황이다. 수사 기관에서 최대한 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를 방문해 코로나19 방역대책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를 방문해 코로나19 방역대책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묵시적 지시 없이 가능한 일이냐는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6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야권 내부에선 의혹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홍 의원을 이번 논란의 상대적인 수혜자로 거론하기도 한다. 홍 의원은 앞서 전당대회와 윤희숙 의원 대선 출마 과정에서 김웅 의원과 감정싸움을 벌인 일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보자가 홍준표 캠프 측 인사 아니냐’는 루머가 돈 걸 두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거론할 가치도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선 경선이 한창인 국민의힘 내부에선 고발 사주 의혹 이슈가 장기화하면 대선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못하고, 애매하게 길어질 수록 당 이미지만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중진의원은 “수사 기관의 손에 진상 규명을 넘기면 관련 수사 상황이 연일 언론을 장식할 것 아니냐”며 “민주당 입장에선 반대로 꽃놀이패를 손에 쥐게 되는 격”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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