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백보 양보해도 경찰이 직권남용…법적조치 검토"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15:11

업데이트 2021.09.08 15:17

경찰의 ‘파이시티 사건 발언’ 수사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차 불법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경찰의 ‘사건 관련 공무원과의 만남은 참고인 조사가 아니다’는 취지의 해명을 반박하면서다. 오 시장은 해당 수사가 “구시대적 적폐 행태인 ‘다방 수사’를 답습한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吳, “사실상 참고인 조사하며 절차 안 거쳐”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압수수색, 참고인 조사 등 경찰 수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압수수색, 참고인 조사 등 경찰 수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의 입장 표명에 대한 반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경찰은 참고인 조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참고인 조사가 아니면서 공무원을 근무시간 중 불러내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은 우리 형사법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경찰이 지난 3일 서울시 시설계획과 업무 담당자로 근무했던 공무원 A씨를 마포구청 내 커피숍에서 불러 조사 진행한 것은 사실상 참고인 조사에 해당하지만, 영상녹화, 진술 조서 열람, 서명 날인 등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이어 “경찰은 형사소송법 제221조에 따라 수사에 필요한 때 피의자 아닌 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듣는 ‘참고인 조사’를 할 수 있는 외에,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8조의2에 따라 ‘정보의 수집’을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정보의 수집’은 어디까지나 범죄·재난·공공갈등 등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과 대응을 위한 것으로 수사와는 구별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명도 없이 수사…‘다방 수사’ 적폐”

8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린 경찰 해명에 대한 반박글 중 일부. [페이스북 캡처]

8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린 경찰 해명에 대한 반박글 중 일부. [페이스북 캡처]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설명 없이 대상자를 조사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오 시장은 “경찰관의 정보수집 및 처리 등에 관한 규정 제4조에 따르면,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른 ‘정보의 수집’ 시 경찰은 정보 수집 또는 사실 확인의 목적을 설명해야 하는데 경찰은 그와 같은 설명 없이 대상자를 조사했다”며 “오히려 수사의 필요성을 묻는 대상자의 질문에 대해, 담당 경찰관은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 따라 고발사건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인정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찰이 대상자에게 파이시티 관련 수사 요약본으로 보이는 자료를 제시하며 '대상자 본인이 작성한 것인지'를 묻기도 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전형적인 참고인 조사에 해당한다. 즉, 경찰이 구시대적인 적폐 행태인 '다방 수사'를 그대로 답습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보 양보해 (참고인 조사가 아닌) 기본적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라고 하더라도, 참고인이 아닌 사람에게까지 경찰 편의적으로 아무 때나 찾아가 수사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고 썼다.

“형법상 직권남용, 법적 조치 검토”

서울경찰청 반부패ㆍ공공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지난달 31일 서울시청 서소문2청사에서 시 도시계획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들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반부패ㆍ공공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지난달 31일 서울시청 서소문2청사에서 시 도시계획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들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A씨로부터) 오 시장에게 유리한 진술이 나와 조사를 덮은 것은 아니다’는 경찰의 해명과 관련해서도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경찰은 해당 공무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에 근무했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했는데, 이는 저의 시장 (재임) 시절 근무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를 더 계속할 예정이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사) 대상자가 저의 재임 시절에 근무하지 않아 관련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것”이라며 “저에게 그 이상 결정적으로 유리한 진술은 없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찰이 직권을 남용해 대상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은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에도 해당하는바, 그에 상응하는 법적인 조치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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