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옥죄기, 청약증거금 상환…8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12:02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에 나서며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폭이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 대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대출 수요가 이어지며 높은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1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잔액(1046조3000억원)은 한 달 전보다 6조2000억원이 늘어났다. 증가 폭은 7월(9조7000억원)보다 축소됐다. 1년 전(11조7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것은 신용대출이 대부분인 ‘기타대출’ 증가액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달 기타대출은 3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으로만 보면 한 달 전(3조6000억원)보다 3조원가량 줄었다. 지난 7월 말 진행된 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 증거금 납부를 위해 받은 신용대출 상환이 이뤄진 영향이다. 청약증거금 반환에 따른 대출금 상환액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764조2000억원)은 전달보다 5조9000억원 늘면서 전달의 증가 규모(6조원)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8월 증가액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네 번째로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전세대출과 집단 대출 등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수요가 줄어들지 않아서다.

다만 금융당국의 대출 죄기 속 시중은행이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나서면서 가계대출의 증가 폭은 둔화할 전망이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이달들어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기존 1억원 내외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카카오뱅크도 이날부터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7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췄다.

한편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1041조3000억원)은 전달보다 7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증가 폭은 7월(11조3000억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8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7조5000억원)과 개인사업자(3조4000억원)의 대출 증가폭이 역대 8월 증가액 중 가장 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대출 수요가 지속한 데다, 업황이 개선된 일부 기업의 시설자금 수요가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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