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 8분 반성 20초…윤호중 “文정부,75년만에 日 이겨"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11:36

업데이트 2021.09.08 18:19

“역사는 문재인 정부를 해방 이후 75년 만에 일본을 넘어선 정부로 기록할 것입니다!”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목소리를 높이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윤 원내대표는 8일 정기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세계는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부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든 정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연설의 하이라이트는 ‘대일 무역전쟁 승리’를 선언하는 부분이었다. 윤 원내대표는 “2019년 일본은 수출규제를 앞세워 경제 침략을 감행했다. 우리는 ‘다시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물러서지 않았다”며 “이후 100대 핵심품목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2017년 33.5%에서 2021년 24.9%로 낮아졌고, 2020년 국가경쟁력 종합순위와 국가신인도 역시 앞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방역의 성공, 카불의 기적, 대일 무역전쟁의 승리, 선진국 진입,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위대한 국민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성과 나열은 8분…부동산 정책 반성은 20초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위드 코로나 특별위원회'의 신설을 제안했다. 뉴스1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위드 코로나 특별위원회'의 신설을 제안했다. 뉴스1

이날 윤 원내대표는 연설 36분 가운데 8분을 정부 성과를 나열하는 데 사용했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은 위대한 국민과 함께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한 도약의 시간이었다”, “촛불 혁명으로 출범해 인수위를 꾸릴 틈도 없이 국정농단의 폐허 수습과 적폐 청산에 나섰다. 나라의 틀을 다시 세우는 여정이었다”는 식이었다. 윤 원내대표는 ▲사회안전망 강화 ▲문재인 케어 ▲혁신 창업 ▲상생형 지역 일자리 ▲한국판 뉴딜 2.0 ▲권력기관개혁 ▲유치원 3법 ▲수술실 CCTV법 ▲세계 6위 군사대국 등을 문재인 정부의 성과로 꼽았다.

반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은 단 세 문장에 불과했다. 윤 원내대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며 “부동산 문제는 국민과 정부 모두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20초간 반성을 마친 윤 원내대표는 “1가구 1주택자의 부담은 더 줄이고, 공급을 대규모로 확대해 나가되 투기수요는 확실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기존의 정부·여당 부동산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다수결 원칙 아래 소수의견 존중…합의지상주의는 무책임”

윤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운영과 관련해 “저희는 협치국회를 위해 다수결의 원칙 아래에 소수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나가겠다”면서도 “합의지상주의는 무책임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언제든지 ‘입법 독주’가 가능하다는 경고성 메시지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여야는 당장 27일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한 언론중재법을 놓고서도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본회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본회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하는 2022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선 확장 기조를 분명히 했다. 윤 원내대표는 “선진국에는 선진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적당히’보다 ‘과감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부 예산 항목에 대해서도 “(내년에 만 8세까지 확대하는) 아동수당을 만 18세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등 예산 심사 과정에서 적극적인 증액을 예고했다.

독립기관 한국은행에 대한 재정 금융 주문도 이어졌다. 윤 원내대표는 “한국은행과 정부에 서민·자영업자 이자 감면을 위한 정책금융확대를 요청한다”며 “특히 한국은행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채권을 매입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포용적 완화정책으로 전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관련자 전원을 즉각 출당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를 포함, 민주당 의원들은 윤 원내대표의 연설 동안 16차례에 걸쳐 박수를 쳤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시종일관 냉랭한 표정으로 윤 원내대표의 연설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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