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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과 무관한데 왜 창문 넘었나…모평 시험지 유출 미스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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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 유출 관련 이미지. 이 사건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시험지 유출 관련 이미지. 이 사건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지난 1일 치러진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시험지가 사전에 유출된 것과 관련해 경남교육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남교육청은 8일 “해당 사건에 대해 감사로 밝혀낼 수 있는 부분이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신속한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은 지난 6일부터 해당 학교에 감사관실 직원을 파견해 학교 측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시험지 유출 동기나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물증 확보 등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수사의뢰를 하게 됐다는 게 경남교육청 측 설명이다.

특히 경찰 수사에서는 그동안 풀리지 않는 의혹으로 남았던 시험지 유출 동기가 규명될지가 관심사다. 해당 학교 3학년 A학생은 지난달 31일 오후 10시쯤 학교로 들어가 진학상담실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상담실 출입문은 잠금장치가 돼 있었지만, 창문은 제대로 잠겨 있지 않았다는 것이 경남교육청의 조사 내용이다.

이후 A학생은 “세계지리 과목 시험지 박스를 뜯어 그 안에 봉투를 개봉한 뒤 스마트패드로 사진을 찍은 뒤 역순으로 봉인하고 학교를 빠져나왔다”는 취지로 학교 측에 진술했다. 그런 뒤 시험 당일인 1일 시험지를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리면서 “수시 학교장 추천 전형에 들기 위해서는 모의평가 결과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하며 문제풀이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10일부터 시작되는 수시모집이 끝난 뒤 이번 모의평가 성적이 발표돼 이것이 사전에 반영될 수 없는 구조”라며 “수능 모의평가 성적은 수시 등 성적에는 어떤 이익도 미치지 않아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A 학생이 성적에 반영되지도 않는 시험지를 빼돌리기 위해 창문까지 넘어가며 왜 그런 일을 했는 지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지 주목된다.

이 외에도 학교 측이 ‘수능 9월 모의평가 실시 요강’ 등 지침을 어기면서 이중 잠금장치가 된 평가관리실이 아닌 학생들의 출입이 가능한 진학상담실에 보관한 이유가 무엇인지, 다른 모의평가 시험지 등도 이런 식으로 관리했는지 등도 수사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또 시험지 유출 사실을 학교 측이 왜 몰랐는지, 유출된 시험지가 다른 곳으로 흘러간 것인지도 수사를 통해 확인돼야 할 부분이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수사 의뢰한 내용은 반부패경제범죄수사팀에 배당돼 수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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