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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두 번이나 망한 이 기업, 다시 돌아온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08:00

ⓒforever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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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의 성지, 중국  

‘세계 최대의 소비자 시장’ 타이틀을 거머쥔 중국. 중국 시장은 오랫동안 많은 외국 브랜드의 사랑을 받아왔다. 중국 역시 개방적 태도를 견지하며 해외 기업과 브랜드가 중국에 착륙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에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생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옷차림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패션과 뷰티는 많은 소비자, 특히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되었고 자연스레 ‘패스트패션’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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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이라 함은 최신 유행을 즉각 반영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유통하는 의류, 액세서리 또는 뷰티 제품을 말한다.

중국에 패스트패션이 등장한 건 2002년 일본 유니클로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부터다. 이후 자라,  H&M, 무인양품, 갭, 홀리스터(HOLLISTER), 씨앤에이(C&A) 등 유명 글로벌 패스트패션 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했다.

현재 패스트패션 시장 규모는 급속한 확장기에 있으며 2026년까지 패스트패션 시장 규모는 24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가장 큰 소비자 집단을 보유한 중국이 세계 최대의 패스트패션 소비자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중국의 패스트패션 시장은 관련 메이저 브랜드들의 경쟁의 장이다.

상하이 난징동루의 zara 매장 ⓒZara

상하이 난징동루의 zara 매장 ⓒZara

중국에서 두 번이나 실패한 기업

잘나가는 기업 중에서 유독 미끄러지는 기업이 있다. 미국의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포에버 21(Forever 21)'이 그 주인공. 포에버 21 역시 패스트패션의 붐이 불던 2008년, 중국 장쑤성(江苏)에 안착했다. 그러나 개점 1년 만에 폐점을 선언했다.

이들의 실패 원인은 위치 선정. 당시 패스트패션이 흥하던 지역은 장쑤성이 아닌 상하이(上海)와 같은 1선 도시였다. 유니클로, 자라, H&M 등은 상하이, 베이징 등 1선 도시에 진출하여 큰 성공을 거뒀다.

2008년 중국 장쑤성 창수 지역에 1호점을 오픈한 포에버 21. ⓒ동방IC

2008년 중국 장쑤성 창수 지역에 1호점을 오픈한 포에버 21. ⓒ동방IC

그리고 3년 뒤인 2011년 포에버 21은 다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에는 개발 전략을 바꿨다. 티몰(天猫)과 공식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홍콩, 상하이의 쇼핑거리 난징둥루(南京东路), 베이징의 왕푸징 쇼핑센터와 같은 대형 오프라인 스토어를 오픈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두 번째 진출도 채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철수했다.  

지나치게 대도시, 대형 매장 중심으로만 점포를 운영했고, 디지털 점포에 소홀했던 것이 실패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들은 열악한 운영환경과 전략적 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같은 해 미국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하며 중국에서 완전히 후퇴한 듯 보였다.

운영 중단을 발표한 포에버21 ⓒ포에버21 홈페이지 캡처 ?

운영 중단을 발표한 포에버21 ⓒ포에버21 홈페이지 캡처 ?

무슨 자신감으로 세 번째 진출을?

2년간의 긴 침묵 끝에 포에버 21은 중국 시장에 복귀한다는 성명을 돌연 공개했다.

포에버21측은 지난 8월 공식 웨이보를 통해 “포에버 21은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과 연결하는 데 주력하며 중국 시장에 복귀한다”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되기를 희망하고, 이들에게 더 나은 패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포에버21 공식 웨이보 계정

ⓒ포에버21 공식 웨이보 계정

현재까지 포에버 21은 핀둬둬 (拼多多), vipshop 등 중국 내 많은 전자 상거래 플랫폼에 '은밀히' 진입해 이미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 출시와 주요 도시 오프라인 매장 설치를 추진 중이다.

포에버 21이 이번 중국 시장 복귀에 자신감을 가진 이유는 따로 있다.  

2019년 미국에서 파산 보호 신청을 한 이후 미국 최대 쇼핑몰 운영업체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Simon Property Group)과 브룩필드 프로퍼티 파트너스(Brookfield Property Partners), 어센틱 브랜드 그룹 LCC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조건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어센틱그룹은 라이선싱 관리 전문으로 정평이 나 있어 앞으로 포에버 21의 라이선싱을 통한 해외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 진출을 위해 포에버 21은 홍콩의 생활용품 제조 및 지재권 라이선싱 전문의 라소닉 리미티드 쉬셩(Lasonic Limited 旭声)과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라소닉 리미티드 쉬셩은 헬로키티, M&M, 스폰지밥, 원피스 등과 합작해 생활용품을 제조한다.

ⓒ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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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신장 면화 사건 이후로 H&M은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중국 내 패스트패션 소비시장의 점유율이 낮아진 상태다. 포에버 21은 이들의 입지를 넓혀가기에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판단했다.

포에버 21은 이미 지난 3월 이후 미국, 캐나다 등지에 진출했으며, 매장 수를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럭셔리연맹 자문 장페이잉(张培英)은 “중국 시장은 기업이 반드시 쟁탈해야 할 곳”이라고 직언하며 “중국인의 입맛에 맞게 제품을 만들고 가격을 책정하는 등 현지화 성공에 주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칠전팔기 오뚝이 같은 포에버 21의 재기는 성공할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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