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사주?’ 최강욱 고발장 작성자 논란…김웅 8일 직접 밝힌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05:00

업데이트 2021.09.08 12:42

김웅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측근을 통해 야당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여권 인사들을 고발하게 했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고발장 전달 통로’로 지목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말이 언론과 통화 때마다 조금씩 바뀌면서다. “최강욱 고발장을 내가 썼다”(1일 뉴스버스)→“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부터 받은 걸 당에 전달한 것 같다”(7일 노컷뉴스)라는 식이다.

1심 벌금 80만원 최강욱, 항소심 첫 재판

결국 김 의원은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공교롭게 ‘고발 사주’ 의혹의 대상인 최강욱 대표의 항소심 재판도 이날 오전 서울고법에서 열린다.

“최강욱 고발장 썼다”→“단순 메모 공유” 오락가락 김웅 해명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가 지난 2일 최초 보도한 문제의 고발장은 지난해 4월 3일 자와 4월 8일 자로 내용이 다른 2건이다. 3일 자 고발장에는 ‘채널A 검언유착’ 의혹에 관한 MBC 보도와 뉴스타파의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 보도에 관한 명예훼손 혐의가 기재돼 있다고 한다. 8일 자 고발장은 최강욱 대표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확인서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라고 한다.

이 가운데 4월 8일 최 대표에 대한 고발장은 미래통합당이 지난해 8월 최 의원을 고발하면서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과 일부 오기까지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확산됐다. 2건의 고발장 모두 실제 고발로 이어지지 않아 의혹의 실체가 없다는 김웅 의원의 주장을 뒤집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오락가락 해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오락가락 해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최 대표는 이후 21대 총선 기간 중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 활동 확인서 허위작성 의혹과 관련해 “인턴 활동을 실제로 했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고발장 작성자’를 둘러싼 당사자들의 입장도 제각각이다. 당초 김 의원은 “그건(최 대표 고발장) 제가 만들었다”며 “검찰 쪽에서 (자료를) 받은 건 아니다. 법리적으로 맞는지 손준성 검사에게 물어봤을 수는 있다” (1일 뉴스버스 취재진 통화)고 했다.

그러다 이튿날 뉴스버스 취재진과 통화에서는 “제가 (최 대표 고발장) 초안을 잡은 걸로 안다”면서도 채널A 사건과 주가조작 고발장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안 난다면서도 검찰 측 입장을 받아 단순 전달한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 검찰에서 문건을 보냈을 ‘가능성’은 열어놓은 셈이다.

그러나 7일 김 의원은 당초 본인이 작성했다고 발언한 4월 8일 최 대표 고발장에 대해서조차 ‘관여한 적은 없다’는 것으로 물러났다. “문제를 인지하고 나서 당 관계자에게 직접 A4용지에 볼펜으로 쓰며 문제를 지적하며 설명한 것이 전부”라는 정도다. 본인의 설명이 바뀐 것은 기억의 오류나 말 전달 과정에서 비롯된 엇갈림일 뿐, 고발장의 초안을 잡거나 고발장 작성에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인 셈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임현동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임현동 기자

4월 3일 고발장에 대한 입장도 오락가락이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뉴스버스 측이 그러한 내용이 포함된 문건을 갖고 있다고 하길래 ‘그건 검찰 측 입장이겠지’라고 추정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튿날인 7일 김 의원은 CBS노컷뉴스에 “그때 손 검사로부터 연락이 왔고 전달한 것 같다”며 당시 모든 제보들은 당에 넘겼고 “그냥 전달한 것 같기는 하다”고 손 검사를 지목하는 듯이 답했다.

반면 손준성 검사는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역시 “정치공작”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공수처, ‘尹 고발 사주 의혹’ 수사 만지작

의혹은 형사 책임의 소지로도 번지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6일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윤 전 총장, 손준성 검사,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을 고발한 사건의 고발장을 분석조사담당관실에서 검토 중이다. 사세행은 당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무상 비밀누설·공직선거법 위반·국가공무원법 위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5가지 혐의로 고발했다.

대검찰청 감찰부와 법무부 감찰관실도 각각 진상조사와 사실확인·법리검토에 나섰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법사위에서 “법무부‧대검 합동감찰 등 추가 조치를 고려하겠다”며 “수사 전환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지난 2020년 12월 당시 윤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자료를 보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지난 2020년 12월 당시 윤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자료를 보고 있다. 임현동 기자

수사가 시작될 경우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혐의는 직권남용이 될 전망이다. 한 부장검사는 “윤 전 총장의 형사책임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선 ‘직권남용의 상대방’으로 지목된 손 검사에게 윤 전 총장이 ‘직권을 남용해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는지’가 규명돼야 한다”며 “손 검사가 직권남용으로 처벌받으려면 그가 소속 연구관 등을 시켜 ‘직권을 남용해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는지’까지 밝혀져야 하는데 이는 법리 적용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윤 전 총장이 손 검사에게 고발장을 작성해 전달하라고 지시한 게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부인을 포함한 처가의 명예훼손과 관련된 사적 지시를 한 건 단순 월권일 수 있어도 ‘직무권한에 따른 행위’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선 주자인 윤 전 총장으로선 검찰총장 당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키지 못한 데 따른 정치적, 도덕적 비난의 소지가 더 클 수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손준성 검사는 주민번호가 포함된 실명 판결문을 당사자 동의 없이 전달한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무상 비밀누설은 어렵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 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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