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유명 법조인 가문이 미스터리 총격 사건에 휘말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햄프턴에서 진행된 알렉스 머도의 아내 마거릿과 막내아들 파울의 장례식.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9/08/791ca89a-e08e-478b-b922-7790fb487768.jpg)
지난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햄프턴에서 진행된 알렉스 머도의 아내 마거릿과 막내아들 파울의 장례식.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틀 전 한 50대 남성이 햄프턴 카운티 도로변에서 머리에 총을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변호사 알렉스 머도(53). 이 지역에서 3대에 걸쳐 법조인을 배출한 가문의 장손이자 현지 유력인사다.
머도의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그는 길 위에서 구멍 난 타이어를 교체하던 중 변을 당했다. 트럭 한 대가 머도의 뒤를 지나가면서 총격을 가했다고 한다. 변호사는 머도의 생명엔 이상 없으며 그가 조지아주 사바나에 있는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의 배후에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사건 발생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건 전날 머도가 자신이 근무하던 로펌 ‘PMPED’에서 사임한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PMPED는 100여 년 전 머도의 증조할아버지가 설립한 회사로 지금도 가족들이 몸담고 있다. NYT에 따르면 그는 전날 회사로부터 공금 수백 달러를 횡령한 것 아니냐는 추궁을 받자 곧바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3개월 전 머도의 아내와 아들이 의문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실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의 아내 마거릿(52)과 막내아들 파울(22)은 지난 6월 7일 캘리포니아주 가족 소유의 한 사냥개 사육장 인근에서 여러 발의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머도가 두 사람을 처음으로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목격자 등 관련 증거가 전혀 나오지 않아 수사가 미궁에 빠졌다. 머도는 현상금으로 10만 달러를 내 건 상태다. 무엇보다 아내와 아들의 사망 후 3일 뒤 아버지 랜돌프 머도 3세(81)마저 돌연사해 의문은 증폭됐다.
![4일(현지시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햄프턴 카운티 도로변에서 발생한 알렉스 머도 총격 사건 현장. [NBC방송 뉴스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9/08/49644045-da01-4727-9611-406e3011897b.jpg)
4일(현지시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햄프턴 카운티 도로변에서 발생한 알렉스 머도 총격 사건 현장. [NBC방송 뉴스 캡처]
불과 3개월 사이 머도 일가를 둘러싸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원한 관계에서 비롯된 저주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주민들은 3대에 걸쳐 지역 검사장을 지낸 머도 가문이 그리 투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머도의 막내아들 파울이 여러 사망 사건에 연루됐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의혹은 더 깊어졌다.
이에 따르면 지난 7월 마거릿 모자의 사망 사건을 조사하던 수사기관이 6년 전 발생한 뺑소니 사망 사건을 재수사하겠다고 나섰다. 2015년 햄프턴 카운티 도로 한복판에서 19살이던 스테판 스미스가 머리를 심하게 다친 채 발견된 사건이다. 부검 결과 차량에 부딪힌 것으로 확인됐지만, 증거가 없어 미제 사건으로 종결됐다. 이후 모두에게 잊힌 사건을 마거릿 모자 사망 사건 수사관이 다시 조사하겠다고 나서자 일각에선 파울이 연루됐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파울이 2019년 2월 보퍼트 카운티에서 발생한 19세 여성 보트 추락 사고와 관련해 법적 소송에 휘말렸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당시 사고가 발생한 보트의 주인이 머도였고, 사건 현장에 파울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파울은 이와 관련해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을 기다리던 중 총격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일련의 사건은 머도 일가가 각종 범죄 행위를 덮으려다가 보복성 공격에 휘말린 것 아니냐는 소문의 온상이 됐다. 머도도 가족이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자 “후회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날 변호사를 통해 “아내와 아들의 사망 사건으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정말 후회되는 많은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족, 친구, 동료를 포함해 나로 인해 상처를 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상황을 악화시킨 오랜 싸움을 마치고 재활원으로 들어가겠다. 나와 인간관계를 회복하면서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