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성벤처창업센터에 입주한 이성환 먹스킹 대표(왼쪽)와 이성문 OFN 매니징 디렉터가 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 했다. 우상조 기자
오랜기간 ‘고시촌’으로 인식됐던 관악구로 창업가들이 모이고 있다. 이 지역을 ‘제2의 판교’로 만들자는 데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간의 공감대가 이뤄진 덕분이다.
7일 관악구에 따르면 서울시와 관악구, 서울대는 2019년부터 관악구 신림동과 낙성대동 일대에 ‘관악 S밸리’를 조성하고 11개소의 창업공간을 만들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4년간 총 100억원을 지원하고, 관악구와 서울대는 올해만 총 160억원의 재원을 투입했다. 그 결과 이 지역은 7월 기준 입주 업체는 76개, 직원 수 485명 수준으로 성장했다. S밸리 조성 3년간 투자유치액은 누적 145억원. 총 179개의 지식재산권을 출원했다.
스타트업들의 면면은 어떨까. 낙성대동의 낙성벤처밸리 3층에 입주한 ‘먹스킹’은 카페, 펍 등 지역 상점의 유휴공간을 무대로 바꿔 예술인들의 소득을 개선하고 다양한 공연을 기획한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예비창업패키지 소셜벤처 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초기 사업기반 구축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대학교 3학년생인 이성환(25) 먹스킹 대표는 “직업 예술인의 90%는 연평균 소득이 700만원이 안 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한데 이를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포츠 교육 업계의 넷플릭스’를 꿈꾸는 업체 오렌지풋볼네트워크(OFN)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럽 명문구단 코치들의 전술, 자기관리 등에 대한 노하우 영상을 제작해 제공한다. OFN은 지난해 10월 맨유 1군 코치 찰리 오웬을 섭외, 영국 현지에서 햄스트링 부상 방지법 등 훈련 프로그램을 론칭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식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베타 서비스를 운영 중이지만, 올해에만 3억6000만원의 투자실적을 올렸다.
신림동 ‘캠퍼스타운 창업 히어로(HERE-R0) 3’에 입주한 ‘잘라 컴퍼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 편집 과정에서 재밌는 부분(편집점)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AI 편집점 추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올해 12월 이 일대를 벤처기업육성 촉진지구로 지정해 세제혜택을 부여함으로써 민간기업이 자발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