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곳간 비었다”던 홍남기,與의원 질책에 "재정 탄탄”

중앙일보

입력 2021.09.07 18:23

업데이트 2021.09.07 21:27

“대한민국 재정은 아직 선진국에 비하면 탄탄하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재정 건전성 문제도 굉장히 고민하면서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GDP(국내 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수준은 선진국의 절반도 안 된다”며 한 말이다. 전날 “나라의 곳간이 비어간다”고 말했던 홍 부총리는 이날은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어느 나라보다 가장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7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7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홍 부총리가 자신의 발언을 단 하루 만에 수정한 건 여당 국회의원의 질책에 따른 것이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홍 부총리를 향해 “곳간이 비어간다고 표현을 하셔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대한민국 경제가 쌀독 경제인가. 왜 곳간이 비어간다는 표현을 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이 “문재인 정부는 4년 동안 국난적 위기 속에서도 재정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으냐. 국민께 다시 한번 확인해달라”며 재차 요구하자, 홍 부총리가 자신의 전날 발언을 180도 뒤집은 것이다.

이날 홍 부총리는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금리 인상에 따른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금리 인상이 한 번에 그칠 것 같지 않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9월엔 금융권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이나 유예 문제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10월 말 ‘위드 코로나’ 실시에 “적용해 볼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선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48개 부처에서만 마스크를 2억916만장, 1340억 원어치 구입했다”며 “대민 창구를 제외한 직원 개인의 마스크를 구입하는 건 국민 세금을 헛되이 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코로나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한 전략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무작정 사회적 거리두기만 연장하고 시간도 왔다 갔다 하는데, 국민의 고통을 덜기 위해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전환책을 빨리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향후 코로나19 방역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청장은 이날 '위드 코로나' 시점에 대해 "10월 말부터 적용을 해볼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임현동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향후 코로나19 방역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청장은 이날 '위드 코로나' 시점에 대해 "10월 말부터 적용을 해볼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임현동 기자

방역 당국의 ‘위드 코로나’ 구상에 대한 질의와 답변도 오갔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한국형 ‘위드 코로나’의 실체가 무엇일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마스크를 벗고 방역을 해제한 영국의 모습이 될 수도 있고 마스크를 쓰고 절제된 방역의 유지하는 싱가포르의 모습도 혼재돼 있다”며 방역 당국의 구상을 물었다.

이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위험도에 따라서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실내 마스크 경우에는 아마 제일 마지막까지 안전해질 때까지는 지키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이어 “10월 말부터는 ‘위드 코로나’ 적용이 가능하냐”는 신 의원의 질문에 “적용을 해볼 수 있는, 검토가 가능한 전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등 놓고 여야 신경전

한편, 이날 회의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도 언급됐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고발장의 전달자로 지목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해 “현직 검사이고 윤 전 총장의 핵심 수족인데, 이런 사람이 엄청난 의혹에 쌓여 있는데 자기 핸드폰을 왜 안 내놓느냐”며 “법무부는 빨리 수사하고 핸드폰을 압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 조직도 이번 사건에 대해 조직의 명운과 명예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적절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이 회의는 예산안 결산과 관련된 그런 정책을 다루는 자리”라며 “우리 당 유력 후보와 관련된 발언이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오도될 수 있다. 그런 발언은 제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은 “정부에 대해서 앞으로 계획과 해야 할 조치에 대해 의원들이 질문하시는 게 뭐가 문제가 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이상직 의원이 대표를 지낸 이스타항공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서모씨가 취업한 타이이스타제트를 비교하며 "두 회사는 동일회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이상직 의원이 대표를 지낸 이스타항공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서모씨가 취업한 타이이스타제트를 비교하며 "두 회사는 동일회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가벼운 신경전으로 끝나는 듯했던 여야 갈등은 오후 회의에서 여야 입장이 뒤바뀐 채 반복됐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이상직 무소속 의원의 이스타항공 회장 재직 당시 특혜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이 의원은 태국에 숨겨둔 회사 ‘타이 이스타’에도 문재인 대통령 사위를 채용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이에 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중잣대가 돼서는 안 된다. 똑같은 원칙을 갖고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이게 결산하고 무슨 관련 있나”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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