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

[더오래]앞치마 입혀 놓으면 아들보다 사위가 더 예쁜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9.07 13:00

[더,오래] 강인춘의 깍지외할미(36)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앞치마 입은 아들과 사위 누가 더 예쁠까?

오메~!
참말로 요사시러운 질문을 하는구먼 그려.
나가 누가 더 이쁘다고 대답허면 쓰겄소?
아들? 사우?
근디 솔찍히 말혀 울 아들보다
사우가 입은 앞치마가 훨~ 이쁘구만 그려.
머시여? 정답이라고라?
참말이여?

근디 으짤끄나?
대답 해놓고봉께 쪼까 걸쩍지근허네.
사우네 어르신들이 내가 헌 말을 들으면 머시라 허겟소?
손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즈그 아들은 앞치마가 어울리지 않응께
사우 앞치마만 이쁘다고 꼬셔서
맨날 정지서 설거지만 시켜먹는다고 서운해 헐거시구만...

근디 쪼까 생각해보믄
사우네 어른들 말씀도 틀린 말은 아니여.
나도 그분네들 말씀 이해혀라.
사실, 몇 년전만 같아도 금이야 옥이야 길러 장개보낸 아들이
맨날 앞치마 두르고 정지에서 설거지허는 꼬락서니를 보믄
어메 가슴빡을 두손으로 치면서
‘속창아리 읎는 넘, 기껏 공부시켜 장개 보냈더니
앞치마 두르고 죙일 정지에서 산다’고
을매나 서운타고 말할 거시여.
사우네 어르신들 생각해서라도
손뼉치며 좋아할 일이 아닌갑소.

근디 말이요.
신기한 건 울 사우가 여그 시골 장모헌테는 자그 부모처럼 잘헌당게요.
나는 벨로 잘혀준 것도 없는디 말이여.
그렁께 어떤 때는 사우보기가 미안스러워 죽겄소.
자꾸 즈그 엄마보다는 장모가 더 이쁘다고 허니 우짜겠소?

요상한 세월이 요로코럼 장모를 치켜주는 새로운 시상을 만들었소.
사우 어르신네들! 이해허슈.
참말로 죄송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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