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거장’ 피트아우돌프…아시아 첫 무대로 울산 태화강 택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07 11:25

피트 아우돌프가 조성한 영국 하우저앤드워스 정원의 사계절 풍경. [사진 울산시]

피트 아우돌프가 조성한 영국 하우저앤드워스 정원의 사계절 풍경. [사진 울산시]

세계적인 자연주의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가 울산을 방문한다. 태화강국가정원에 그의 아시아 첫 작품인 ‘다섯 계절의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다. 세계 유명 도시의 러브콜에도 쉽게 응하지 않을 정도로 작품 후보지 선정이 까다로운 디자이너로 알려진 피트 아우돌프가 태화강을 무대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울산의 태화강은 2000년대 초까지 생활 오수와 공장 폐수로 몸살을 앓아 ‘죽음의 강’으로 불렸다. 이후 10여년간 울산시와 시민들이 수질 개선에 나서 은어, 연어, 고니 등 100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명의 강’으로 부활했다. 2019년 7월 1일 전남 순천만국가정원에 이어 국내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현재는 태화강국가정원이 됐다.

피트 아우돌프는 2019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원예박람회에 참석했을 때 울산 지역 조경 관계자들에게 시민의 힘으로 태화강국가정원이 변신한 사연을 듣게 됐다. 당시 관계자들은 피트 아우돌프에게 태화강국가정원 내 정원 조성을 요청했고, 이후 울산시의 초청으로 이번 방문까지 이뤄졌다.

피트 아우돌프는 “아시아 최초로 울산을 선택한 것은 시민의 손으로 다시 살아난 태화강국가정원의 역사와 뛰어난 입지 여건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피트 아우돌프는 7일부터 9일까지 태화강국가정원 국화원 일원 1만8000㎡에 그의 정원 작품을 만들기 위한 밑그림 작업을 한다. 정원에 사용될 국내 식물자원을 조사하는 등 세부 일정을 소화한다. 8일에는 송철호 울산시장과 함께 현장을 둘러본다.

1944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피트 아우돌프는 뉴욕 ‘하이라인파크(2006)’, 시카고 ‘루리가든(2003)’, 영국 ‘하우저앤드워스(2013)’ 등의 정원 조성으로 유명하다. 그는 식물이 태어나서 죽고 사라지는 모든 과정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위해 해당 지역의 여러해살이풀 위주로 구성한 자연에 가까운 정원을 만든다.

그의 다큐멘터리 ‘다섯번의 계절: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에서 피트 아우돌프는 “지고 난 후에도 아름다울 것”이라는 정원 조성 철학을 밝힌다. 다섯번의 계절이란 가을·겨울·봄·여름 사계절을 지나 다시 가을로 돌아오는 것까지를 의미한다. 태화강국가정원에 조성하는 다섯 계절의 정원 또한 같은 의미다.

다섯 계절의 정원은 올해 말까지 정원 및 식재 설계, 기반 마련을 마치고 내년 봄꽃 축제 기간 개장에 맞추어 조성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의 작품을 아시아 최초로 유치함으로써 국내·외 정원 마니아와 전문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될 것으로 본다” 며 “국가정원으로서의 품격 향상 및 대외 인지도 상승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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