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 한모금에 천국 느꼈다" 수술만 12번, 英여대생에 온 기적

중앙일보

입력 2021.09.07 05:00

400일 간의 입원을 마치고 퇴원하는 메이시. 병원 의료진의 축하를 받고 있다.[메이시 인스타그램]

400일 간의 입원을 마치고 퇴원하는 메이시. 병원 의료진의 축하를 받고 있다.[메이시 인스타그램]

2020년 6월 6일. 영국의 여대생 메이시 윈도우(21)는 생사의 고비에 놓였다. 켄트 지역에서 에섹스로 차량을 몰던 중 심한 빗속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출동했던 구조 요원들이 메이시를 차량에서 꺼내기 위해 그의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 고민했을 정도다. 사고 당시 메이시의 생존 확률은 2%였다.

5일(현지시간) BBC는 희박한 생존 확률을 이기고 살아남은 메이시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스무살 영문학도이던 메이시는 이 사고로 주요 동맥이 절단되고 폐에 천공이 생겼다. 두 다리와 엉덩이, 갈비뼈도 부러졌다.

킹스칼리지 병원에서 14시간 동안 응급 수술을 하고 6일이 지나서야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메이시가 가장 먼저 한 질문은 "내가 사람을 죽이지 않았나요?"였다고 한다. 다행히 그런 사실은 없었다.

메이시는 입속에 튜브를 낀 채로 음식을 먹었고, 고통스러운 재활 훈련을 거쳐야 했다. 중환자실에서 7개월을 보냈고 400일간 병원 생활을 했다. 수술만 12번을 거쳤다. 메이시는 다시는 다리를 쓸 수 없게 됐다.

그랬던 그에게 뜻밖의 순간 긍정적인 마음이 찾아왔다. 튜브를 빼고 처음으로 오렌지 주스를 마셨을 때 그는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최근 지역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저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당신에게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 당신이 발휘할 수 있는 의외의 힘에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 지역 매체 사우스워크 뉴스에 따르면 메이시는 자신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했던 의료진에게도 깊은 감사를 하고 있다. 그는 "처음 몇 달 동안 내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일한 외과병동의 의사, 간호사들께 감사드린다"고 지역 언론에 말했다. 또 "제 삶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한 물리, 언어, 재활 치료사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삶이 레몬을 주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자"

400일 간의 입원을 마치고 퇴원하는 메이시. 병원 의료진의 축하를 받고 있다.[메이시 인스타그램]

400일 간의 입원을 마치고 퇴원하는 메이시. 병원 의료진의 축하를 받고 있다.[메이시 인스타그램]

삼키기 운동, 의자에 앉는 연습을 하면서 메이시는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 이제 그는 퇴원한 뒤 재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다른 환자를 돕기 위해 병원에서 봉사할 계획이다. BBC에 따르면 말을 좋아해 온 메이시는 다시 승마에 도전할 계획도 갖고 있다. 메이시는 "내가 걸을 수 없다는 사실이 말 위에 올라타는 데 얼마나 방해가 될지 모르겠다"면서도 "패럴림픽 선수들도 했으니, 나도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시는 "나는 주어진 삶을 살아야만 하기 때문에, 단지 삶을 사는 것 같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쓰레기처럼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기회가 있을 때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모든 일을 하는 법을 (처음부터) 배우기 시작했다"며 "삶이 레몬을 주면 그것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들면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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