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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잔치 끝났나…블록딜·기관물량에 주가 7만원대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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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고평가 논란에도 승승장구하던 카카오뱅크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1일 우정사업본부의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에 이어 6일 기관투자자의 1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풀리면서다.

카카오뱅크(카뱅)는 6일 전 거래일보다 4.21% 하락한 7만7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뱅 주가가 7만원대로 내려앉은 건 지난달 17일 이후 20여일 만에 처음이다. 지난 2일(-7.77%)과 3일(-1.34%)에 이어 3거래일 연속 하락한 영향이다. 카뱅의 시가총액도 36조9628억원으로 줄면서 8위에서 현대차와 셀트리온에 이은 10위로 내려섰다.

카카오뱅크 상장 후 주가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카카오뱅크 상장 후 주가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카뱅 주가는 지분 3.23%를 보유한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1일 장 마감 직후 1368만383주(지분율 2.9%)를 블록딜로 처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정사업본부의 거래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으로 가격 밴드 최상단인 주당 8만원에 거래됐다. 2015년 카뱅 설립 당시 공동 발기인으로 약 120억원을 투자했던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블록딜로 1조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다.

여기에 6일 풀린 의무보유 확약 물량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의무보유제한이 해제된 물량은 1개월 보호예수로 묶여있던 314만1600주다. 기관에 배정된 3602만여주 중 약 8.7%다. 지난달 20일 ‘15일 보호예수’에 묶였던 7만9000주의 의무보유제한이 해제됐지만, 대규모 물량이 풀린 건 상장 이후 처음이다. ‘기관 발 물량 폭탄’ 우려는 아직 남아 있다. 의무보유 기간 3개월(506만8543주)과 6개월(1326만150주)에 묶인 물량도 상당하다. 현재가로 각각 약 4095억원, 1조714억원 규모로 차익 시현을 위해 기관이 ‘물량 폭탄’을 던질 경우 향후 주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신한금융투자는 카뱅의 목표 주가를 10만1000원으로 제시하며 조정 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일 발표한 블록딜은 우정사업본부가 제안한 가격 범위의 최상단에서 모든 물량이 소화됐다. 여전히 투자자의 수요가 높다는 의미”라며 “카뱅은 가입자 수와 실사용자 수에서 모든 금융 앱을 압도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성장성 관련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교보증권은 카뱅 상장 전인 지난달 5일 목표 주가 4만5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한 뒤 아직 수정하지 않았다.

이날 카뱅 외에도 앞으로 의무 보유 확약 물량이 풀릴 예정인 크래프톤(10일)과 SK바이오사이언스(18일) 주가도 휘청댔다. 기관 발 물량 폭탄 부담에 크래프톤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5.21% 하락한 48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 거래일보다 8.06% 떨어진 3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는 10일에 시장에 나올 크래프톤 물량은 기관이 보유 중인 1개월의 의무보유분 96만6400주다. 기관 배정 수량의 16.9%로 전체 주식 수의 1.97%다. 오는 18일 풀릴 예정인 SK바이오사이언스 물량은 394만8100주(6개월 의무보유 확약분)로 기관 배정분의 31.28%다. 그동안 이 종목의 의무보유 해제 물량 중 가장 규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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