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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은퇴 후 용돈 어떻게 버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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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서명수

서명수

은퇴하고 나면 아쉬운 것 중 하나가 용돈이다. 용돈은 배우자로부터 간섭 받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다. 은퇴하고 나서도 친구 등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취미생활도 해야 하기 때문에 용돈은 여전히 유효한 존재다. 하지만 수입이 확 줄어드는 마당에 얼마 안되는 용돈도 절약해 써야 한다. 현역 때 용돈을 풍족하게 쓴 사람일수록 은퇴 후 ‘금단 현상’을 겪는다.

은퇴자금을 두둑이 모아놓았거나 재취업을 하지 않는 이상 은퇴자는 자식에게 용돈을 의지한다. 문제는 용돈 관리 방법이다. 대개의 가정에서 자녀가 주는 용돈은 아내의 손에 들어간다. 아빠는 엄마를 거쳐 간접 지원하는 식이다. 은퇴 가정의 아내는 남편만큼 용돈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 자녀가 보내준 용돈을 살림에 보태쓰라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아내에게 남편의 용돈은 어쩌면 사치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남편이 손을 내밀면 잔소리가 앞서고, 부부 싸움으로까지 번지기도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 안정환도 “은퇴후 아내한테 용돈 받을 때 눈치 보인다”고 말했다. 자녀의 부모 용돈 지원이 엄마를 매개로 하는 것은 아빠는 돈 벌어오는 사람, 엄마는 그돈으로 살림을 하는 사람이란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3년전 결혼한 지인의 아들은 매달 아빠와 엄마에게 똑같이 50만원씩 보낸다. 그는 “용돈 때문에 아내와 다투는 일 없어서 좋다. 아빠도 자식 키운 보람 같은 것을 아내와 똑같이 누릴 자격이 있지 않느냐”며 ‘따로 용돈’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은퇴 후 용돈 문제 해결은 물론 재취업이나 창업을 통해 독립적 경제력을 키우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현역 때 틈틈이 재테크를 통해 노후에 쓸 용돈 재원을 만들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이도저도 아니라면 자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때 평소 자녀와 대화기회를 자주 갖고 은퇴한 아빠의 실상 등을 정확히 알리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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