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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참패 이낙연, 일정 스톱…캠프 측 “호시우행 더는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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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전국금융산업노조와의 간담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전국금융산업노조와의 간담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주말 더불어민주당 첫 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크게 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6일 예정된 일정을 대부분 취소하고 국회 의원회관에 머물렀다. 설훈 선대위원장은 “어제, 그제 전당대회를 하면서 나를 비롯해 캠프 모든 분이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서 이 대표가 이 문제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숙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전·충남(4일), 세종·충북(5일) 지역 개표를 합산한 결과 이 전 대표는 28.19%를 득표해 54.72%의 이 지사에게 참패했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언론뿐 아니라 당내 전략통,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예측한 것보다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캠프도 망연자실한 분위기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유일한 공개 일정인 전국금융산업노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국회에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하려 했던 대구·경북 발전 전략 발표는 자료 배포로 대체했다.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MBC 방송 인터뷰 등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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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캠프는 추석 연휴 직후 치러지는 광주·전남(25일), 전북(26일) 지역 경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의 연고가 있는 호남은 전국 71만9847명인 민주당 대의원·권리당원 중 28.28%(20만1532표)가 밀집한 최대 승부처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만만치 않다. T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지난 3~4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은 8주 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35.7%→18.6%). 이 지사는 같은 기간 상승세였다(36.6%→40.6%).

캠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상태로 그냥 가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내려 한다”면서 “더 이상 호시우행(虎視牛行·호랑이의 눈빛으로 소처럼 나아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캠프 내부에선 강한 네거티브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렇게 되면 당 차원의 경선 흥행도 어려워진다” “‘이재명 리스크’가 본선에서 계속 안전하리란 보장이 있나” 등의 걱정을 주변에 꺼냈다고 한다. 충청권 경선에서 3위를 기록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충청권 경선 결과 이 전 대표(28.19%)와 정 전 총리(7.05%) 득표율 합이 이 지사를 넘어서지 못했다. 정세균 캠프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의) 단일화로 얻을 수 있는 게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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