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합동감찰 고려” 윤석열 “여권 정치공작”

중앙일보

입력 2021.09.07 00:02

업데이트 2021.09.0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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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윤석열 검찰’의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이 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다.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들은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중심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있다. 지난해 4월 3일과 8일, 김 의원에게 당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텔레그램으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최강욱·황희석 열린민주당 후보 등 13명에 대한 고발장을 건넸고, 김 의원이 이를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했다는 게 의혹의 요지다. 관심의 초점은 실제 손준성 검사가 김 의원에게 자료를 넘겼는지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연루됐는지다.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는 6일 김 의원과의 통화내용을 추가로 보도했다. 매체 기자와 지난 2일 나눈 통화에서 김 의원은 고발장에 ‘김건희·한동훈’ 등이 피해자로 적힌 것을 두고 “검찰 측 입장에서 (고발장이) 들어왔던 것 같다”라거나 “검찰이 제게 그쪽(검찰) 입장을 전달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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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내용이 공개된 직후 김 의원은 반박 입장문을 냈다.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없으며, 사건은 검찰과 제보자가 밝힐 일”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제게 들어온 제보와 자료들 대부분은 당에 전달했지만, 문제가 된 고발장을 실제로 받았는지, 전달받았다면 이를 당에 전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전달받았다고 가정하더라도 보도 내용에 따르면 총선이 임박한 상황인데 이를 신경 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선 “(최강욱 의원에 대한) 고발장은 내가 만들었다. 검찰 쪽에서 제가 받은 건 아니다”며 “윤 전 총장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시 뉴스버스 측과의 통화에서도 고발장 작성 주체가 손 검사는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법리적으로 맞는지 (손 검사에게) 한 번 물어봤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회 법사위에서도 여야가 맞붙었는데,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 캠프 종합상황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뉴스버스가 김 의원과의 통화내용을 의도적으로 전부 공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해당 매체는 지난 2일 통화내용만 공개했는데, 김 의원이 하루 전(1일) 통화에선 “고발장은 내가 만들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김웅 “고발장 내가 만들어, 손준성에 법리 물어봤을 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긴급 현안질의를 했다. 이날 국민의힘 윤한홍 간사(왼쪽)가 회의 전 박광온 위원장에게 김오수 검찰총장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긴급 현안질의를 했다. 이날 국민의힘 윤한홍 간사(왼쪽)가 회의 전 박광온 위원장에게 김오수 검찰총장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 의원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손 검사가 최강욱, 유시민의 고발장을 전달했던데 윤 전 총장에게 요청받았냐”고 기자가 묻자 김 의원은 “윤 전 총장과 전혀 상관이 없다. 검찰 쪽에서 받은 건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최강욱 의원 관련) 고발장은 내가 만들었다. 법리 부분에 대해선 손 검사에게 물어봤다”고 말한 것으로 나온다. 장 의원은 “그래서 공작이라는 것이다. 뉴스버스는 다 까라”고 요구했다.

이날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도 첫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윤 전 총장 역시 이날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검찰총장이었던 시절에 검찰총장을 고립시켜서 일부 정치검사들과 여권이 소통하며 수사 사건들을 처리해 나간 것 자체가 정치공작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권 인사들을 향해 “정치공작을 상시로 해온 사람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겉으로는 “음해성 공작”이라며 차단막을 쳤지만, 물밑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윤 전 총장이 이날 이준석 대표와 단독 면담한 것도 직접 소명에 대한 내부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대선후보 검증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웅

김웅

누가 언론매체에 제보했느냐도 이번 사건의 또 다른 불씨다. 해당 매체가 “제보자는 국민의힘 측 인사”라고 한 뒤 당 주변에선 경쟁 주자 캠프 관여설 등 확인되지 않은 여러 말이 나돌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제보자로 몇몇 인사가 거론되는데, 이 중엔 특정 대선주자와 가까운 이도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도 이날 공세의 강도를 높였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사위 긴급현안질의에서 손준성 검사가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과 관련, “당사자가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규명이 불가하다면 수사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법무부와 대검에 의한 합동 감찰 등 추가적인 조치를 고려하겠다”고도 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당 회의에서 “검찰총장의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수사정보정책관이 국민의힘 총선 후보자와 이런 결탁을 했다는 건 검찰 쿠데타란 말이 아니면 표현하기 어려운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게 사실이라면 검찰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완전히 조직을 사유화시킨 사건”이라고도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우리 대통령 선거사에 이런 대선후보는 없었다. 대선후보로는 처음으로 윤 전 총장이 공수처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대선후보직을 사퇴하고 즉각 수사를 받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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