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끝없는 수렁

중앙일보

입력 2021.09.06 22:06

업데이트 2021.09.06 22:39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회동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9.6 임현동 기자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회동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9.6 임현동 기자

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의혹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지난 3일 뉴스버스가 폭로한 이후 속보를 계속 내놓는 가운데..정치권에선 진실공방과 비난전이 극심합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6일 국회에 출석해 ‘합동감찰은 물론 수사도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사자들은 더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2. 뉴스버스 추가보도는..첫 보도에 비해 파괴력은 떨어집니다만..최초보도를 뒷받침하는 내용들입니다.
-김웅 의원이 2020년 4월 당시 미래통합당(지금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보낸 파일사진과 메신저(텔레그램) 채팅방을 공개했습니다. 김웅으로부터 파일을 받은 미래통합당 관계자가 취재원으로 추정됩니다.
-파일에는 ‘손준성 보냄’이란 글자가 붙어있습니다. 텔레그램의 특성상 보낸 사람 이름이 붙습니다. 채팅방에서 김웅은 ‘확인하시면 방 폭파’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채팅방을 없애라는 얘기인데..이럴 경우 복구가 불가능해집니다. ‘파일전달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3. 관련자들은 사건초기보다 더 확실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웅에게 파일을 보낸 당사자로 지목된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 당시 수사정보정책관)는 6일 정식으로 입장문을 냈습니다.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법적조치를 취하겠다.’
-고발장 원문을 확인한 윤석열 캠프도 6일 장문의 입장문을 냈습니다. ‘검사가 작성했다고 보기엔 너무 투박하다. 시민단체나 제3자가 작성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조작이란 주장입니다. ‘고발장에 적힌 접수처가 대검 공공수사부인데..당시 공공수사부장은 추미애 법무장관이 앉힌 사람이다. (추미애 사람에게) 청부수사를 맡기려했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4. 윤석열 캠프는 마지막으로 김웅을 의심했습니다.
‘김웅이 초안작성은 자신이 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볼때 고발장 작성자는 김웅 또는 제3자로 봐야한다. 김웅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웅은..뉴스버스가 전문공개한 통화녹취에 따르면..명확하진 않지만‘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 대한 고발장은 내가 초안을 잡았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김웅은 기본적으로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김웅은 유승민 후보편입니다. 그래서 윤석열 캠프는 의심하는 겁니다.

5. 진상은 더 확인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부인하는 가운데..가장 쉽게 확인가능한 객관적 증거는 검찰내부의 ‘실명 판결문 조회기록’입니다. 검언유착 제보자 실명이 담긴 판결문은 검사와 판사만 볼 수 있습니다. 판결문을 조회한 검사를 확인하면 파일 작성자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만약 조회한 검사가 많은데..손준성은 없을 경우..미궁에 빠질 수 있습니다.

6. 가장 확실한 증거는 김웅과 손준성의 텔레그램을 확인하는 것인데..사실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이들이 텔레그램을 사용한 이유는 철저한 보안성 때문일 겁니다. 텔레그램은 개인정보보호와 보안 측면에서 가장 확실한 메신저입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출신 개발자가 만들었습니다. 그는 러시아 푸틴 정부의 정보공개요구에 저항하기위해 독일로 망명, 세계에서 가장 확실한 보안 메신저를 만들었습니다.

7. 남은 가능성은 새로운 관계자의 추가폭로, 혹은 수사를 통한 새로운 증거확보입니다.
하지만 어지간한 증거를 내놓지 않는한 진실공방의 진흙탕이 맑아지긴 어려울 듯합니다. 벌써 각 진영은 자기 주장만 믿는 에코챔버(Echo Chamber)에 빠졌습니다. 진상규명 없이 의혹이 이어진다면..결국 손해는 윤석열 몫이겠죠..
〈칼럼니스트〉
202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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