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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저항지 ‘판지시르’에도 탈레반 깃발 올렸다[영상]

중앙일보

입력

탈레반이 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내 저항군의 마지막 거점인 북부 판지시르 주(州)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31일 미군이 철수 작전을 종료한 이후 일주일이 채 안된 시점이다.

이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아프간의 완전한 안보 확보를 위한 노력이 마침내 성과를 거뒀다”며 “알라의 도움과 아프간 국민의 지지를 통해 ‘아프간 이슬라믹에미리트’(탈레반이 정한 아프간의 국호)의 대원들이 판지시르 계곡을 완전히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판지시르의 영예로운 주민들은 어떤 차별도 받지 않을 것이고, 그들은 모두 우리의 형제”라며 “우리가 나라와 공통의 목표에 복무할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보장한다”고 밝혔다.

6일(현져시간) 아프간 북부 판지시르 주(州)정부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탈레반. [트위터 @WIONews 캡처]

6일(현져시간) 아프간 북부 판지시르 주(州)정부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탈레반. [트위터 @WIONews 캡처]

이날 로이터 통신은 “탈레반 대원들이 판지시르의 주도인 바자라크에 위치한 주정부 건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탈레반 대원들이 주정부 건물에 깃발을 올리는 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에 대항하는 ‘아프간 민족저항 전선’(NRF)은 이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우리는 (판지시르) 계곡의 전략적 위치에 주둔해 있으며, 계속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탈레반의 승리 발표에 반박한 상황이다. 바자라크가 판지시르 계곡의 초입에 위치한 만큼 아직 계곡 내부에서는 저항군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 3일에도 탈레반의 한 군사령관이 판지시르 계곡의 함락을 선언하자 NRF를 이끌고 있는 아흐마드 마수드는 “거짓말이다.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 이를 일축했었다.

아프가니스탄 판지시르 계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아프가니스탄 판지시르 계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다만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NRF의 고위 관리가 판지시르 계곡의 함락을 인정했다”며 “관공서가 점령됐고, 저항군에 합류했던 암룰라 살레 아프간 제1부통령은 타지키스탄으로 도주했다”고 전했다. 또 “마수드는 ‘안전한 곳’에 피신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판지시르 계곡은 페르시아어로 ‘다섯 사자’라는 뜻으로 험준한 힌두쿠시 산맥을 따라 형성된 천혜의 요새다. 과거 소련의 침공 당시에도 점령되지 않았다. 판지시르의 주민 대부분은 아프간 내 소수민족인 타지크족(전체 인구의 27%)이다. 탈레반은 아프간 인구(약 4000만명) 중 42%를 차지하는 파슈툰족을 기반으로 한다.

 탈레반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연합뉴스]

탈레반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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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인도 언론 힌두스탄타임스 등은 탈레반 지도부 내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인물로 분류되는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강경파인 하카니 네트워크가 판지시르 저항군 문제를 놓고 의견차를 보이다 지난 3일 무력 충돌을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상을 입은 바라다르가 파키스탄으로 긴급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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