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2주 앞두고 계란, 배 등의 가격이 치솟고 있어 '차례상 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인 기준 차례상 차림 비용은 약 3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차례상 차림 비용은 전통시장에서 준비하는 게 가장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란·사과·배 가격 크게 올라…배추·무는 내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계란(특란 30개) 소매가는 6615원으로 1년 전보다 21% 올랐다. 배(원황 10개)는 3만1984원으로 22%, 깐마늘(국산 1kg)은 1만2170원으로 19%, 시금치(1kg)는 1만8628원으로 17% 가격이 뛰었다. 쌀(20kg)도 5만9849원으로 14%, 굵은소금(5kg)은 9745원으로 28% 상승했다. 차례 음식에 쓰이는 한우 양지(100g) 역시 8420원으로 가격이수퍼마켓 지난해보다 6% 올랐다.
그래도 채소와 일부 과일값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배추(고랭지 1포기)는 5447원으로 -43%, 무(고랭지 1개)는 2163원으로 -38%, 사과(홍로 10개)는 2만4857원으로 -20%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배추와 무의 경우 고랭지 지역 생산량이 평년보다 증가해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과일류는 올해 전반적으로 작황이 괜찮은데 추석이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며 “사과·배 등은 추석 전 출하량이 늘어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4인 기준 차례상 약 30만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올해 4인 기준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이 평균 약 3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9% 올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달 30~31일 서울 25개 구의 전통시장 및 유통업체 88곳에서 추석 제수 24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4인 기준 제수 구매 비용이 평균 30만369원으로 지난해보다 9%가량 상승했다는 것이다.
제수 품목 중 참조기(-36%)와 청주(-7%)를 제외한 모든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곶감(상주산)이 가장 많이 올랐고(약 40%) 계란(37%), 숙주(31%), 약과(29%) 등도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았다. 특히 계란(일반란 한 판)의 경우 평균 7988원으로 가격이 가장 낮았던 2019년에 비해 58%가량 뛰었다.
한국소비자단체는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전통시장이 평균 23만4804원으로 가장 저렴하다고 밝혔다. 그 뒤로 일반 수퍼마켓(23만8416원), 기업형 슈퍼마켓(29만6770원), 대형마트(30만8205원), 백화점(44만6163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돼지고기나 시금치, 깐도라지 등은 전통시장에서 대형마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다만 밀가루나 두부 같은 가공식품 가격은 대형마트에서 더 낮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불황 속에 추석 물가는 계속 올라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서민들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추석 성수품 수급이나 계란 가격 안정에 정부가 나서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