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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현대차도 주목...‘재생에너지 가상발전소’ 만든 이 사람

중앙일보

입력

77번. 작년 제주도에서 풍력발전기 가동이 중단된 횟수다. 재생에너지가 환경에 좋은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태양이나 바람 등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져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IT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 김종규 대표 인터뷰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는 지난 7월 중소벤처기업부 ‘소셜 벤처 임팩트 IR’ 대상, 지난달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공공데이터 활용 비즈니스 공모전 대상을 받았다. 대기업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주최한 스타트업 지원·협력 프로그램 ‘ESG코리아 2021’에서 대표 스타트업으로 뽑혔다. 국내 대표 임팩트투자사 소풍벤처스, MYSC와 현대자동차그룹 제로원으로부터 투자 유치도 이끌어냈다.

지난해 11월에 생긴 직원 6명짜리 스타트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국의 모든 재생에너지의 공급량을 예측하는 ‘가상발전소’를 만들어서다. 풍력, 태양광 발전 등 전국의 모든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분석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다.

전국 13만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하나로 

식스티헤르츠 김종규 대표

식스티헤르츠 김종규 대표

김 대표는 지난달 6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정부의 공개 데이터를 활용해 전국에 가동 중인 재생에너지 발전소 8만개와 건설 예정인 5만개까지 포함해 총 13만 개의 재생에너지 발전소 발전량을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의 모든 재생에너지의 정보를 모은 플랫폼을 개발한 건 식스티헤르츠가 처음이다.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간헐적 에너지예요. 게다가 재생에너지는 발전소가 소규모로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지어져 있어 전체적인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워요. 재생에너지 현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도를 만든 이유입니다.”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5G(세대) 이동 통신 등 IT 기술을 활용해 모은 기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햇빛바람지도’를 개발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 정보와 발전량을 함께 표시해주는 서비스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하지 못하면 주요 생산시설이나 전자제품 가동에 문제가 생기고 심한 경우에는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어요. 가상발전소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소외된 풍력에너지 살리기 위해 창업

식스티헤르츠의 가상발전소. [식스티헤르츠 제공]

식스티헤르츠의 가상발전소. [식스티헤르츠 제공]

그는 원래 태양광 전문가다. 2019년까지 태양광 발전량 예측을 하는 벤처기업의 기술개발책임자(CTO)였다. 그런데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풍력발전이 소외돼 있다고 판단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전력거래소에서 올해부터 ‘발전량 예측 제도’를 도입했어요. 발전량 예측이 오차범위(10%) 안에 들면 예측정산금을 주는데요. 이를 통과한 풍력발전소가 없을 정도로 풍력은 예측이 어려워요.”

식스티헤르츠는 2차 실증에서 오차 11%를 기록해 1%p 차로 아깝게 실패했다. 김 대표는 “풍력 발전은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예측해야 해서 일사량 예측보다 2배 가까이 어렵다”면서 “재생에너지의 한 축을 담당할 풍력발전이 대세가 되려면 예측 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스타트업도 ESG가 필요해 

식스티헤르츠 김종규 대표

식스티헤르츠 김종규 대표

김 대표는 소셜 벤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고 동시에 회사도 성장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화두인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을 창업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기업 정관에 ‘기후변화 대응을 사명으로 한다’는 내용을 넣었고 이사회에는 사회적 영향력을 측정하는 ‘소셜임팩트 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궁극적인 목표는 재생에너지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래 비용이 0이 되는 편리한 플랫폼 만들기다.

“우리가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하잖아요. 좋은 기술로 재생에너지 확산의 걸림돌을 하나씩 제거하고 싶어요. 재생에너지가 빨리 널리 쓰이면 기후변화 대응에 저희도 어느 정도 기여한 거겠죠?”

식스티헤르츠 직원들 [식스티헤르츠 제공]

식스티헤르츠 직원들 [식스티헤르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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