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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서로 총질…2인자 바라다르 부상, 파키스탄 이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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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2인자이자 정치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연합뉴스

탈레반 2인자이자 정치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연합뉴스

탈레반이 저항군 진압을 두고 심각한 갈등으로 서로 총격을 가해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탈레반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부상을 입었다고 ANI통신·힌두스탄타임스 등이 6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바라다르 측과 또다른 탈레반 간부 아나스 하카니 측 대원들이 지난 3일 밤 수도 카불에서 권력 투쟁을 벌이다 카불에서 총격전이 발생했으며 그 과정에서 바라다르가 부상을 입었다.

현지 소규모 매체인 판지시르 옵저버는 4일 트위터를 통해 바라다르와 하카니 네트워크 간에 판지시르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싸움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판지시르는 반(反)탈레반 저항군의 마지막 거점으로 현재 이곳에서는 탈레반과 저항군이 치열하게 교전하고 있다. 판지시르는 수도 카불에서 70㎞ 가량 떨어진 북동부 주 가운데 하나로, 탈레반이 지난달 6일 이란 접경지 자란즈를 시작으로 15일 카불을 함락할 때까지 유일하게 장악하지 못한 지역이다.

판지시르 대응과 관련해 바라다르는 공격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하카니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는 지난 3일 내부 갈등 와중에서 바라다르가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판지시르 옵저버는 “바라다르가 부상했고 파키스탄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고 밝혔다. 힌두스탄타임스도 “총격 과정에서 바라다르가 부상을 입었고 파키스탄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친저항군 소셜미디어(SNS) 계정인 ‘북부 동맹’도 트위터를 통해 “바라다르는 그의 대원들에게 판지시르에서 싸우지 말고 카불로 복귀하라고 명령했다”며 “바라다르는 심하게 다쳐 치료를 위해 파키스탄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3일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던 새 정부 내각 발표 일정은 미뤄진 상태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4일 “새 정부와 내각 명단 발표는 다음주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한 하카니 네트워크는 1990년대 후반 탈레반과 손잡은 극단주의 조직이다. 2017년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카불 트럭 폭탄 테러 등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탈레반과 하카니 네트워크는 외부 세력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치기는 했지만, 정책 노선 등에서는 종종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라다르와 갈등을 일으킨 것으로 보도된 아나스 하카니는 하카니 네트워크를 세운 잘랄루딘 하카니의 아들이다.

한편 탈레반이 내각 명단 발표와 함께 새 정부 출범을 선언하면 지난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전쟁 개시로 탈레반이 축출된 이후 20년 만에 다시 탈레반이 아프간을 통치하게 된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정권을 잡았던 탈레반은 당시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엄격하게 적용해 사회를 통제했다.

하지만 미군 철수와 함께 지난 15일 카불을 장악한 뒤로는 20년 전과 다른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부를 만들겠다고 국제사회에 공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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