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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국 위상 회복하나? ‘김치 무역수지’ 12년만에 흑자 전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치 무역수지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한국산 김치가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김치의 수입은 줄어들어서다.

6일 관세청ㆍ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올해 1~7월 김치 무역수지는 2265만5000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791만5000 달러 적자에서 올해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김치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김치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치 무역수지, 11년만에 흑자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김치 무역수지, 11년만에 흑자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적자의 가장 큰 이유는 값싼 중국산 김치의 물량 공세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이 사들인 김치는 전년 대비 16.4% 늘어난 1억5243만 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이 가운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99.9%를 차지했다.

인건비ㆍ임대료 부담이 큰 영세 식당이나 단체 급식소에서 비용 절감을 이유로 중국산 김치를 찾아서다. 식당이나 급식에 납품하는 김치의 경우 중국산이 국산 가격의 약 3분의 1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김치 수출이 1억4451만 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한 배경이다.

하지만 올해는 흐름이 다르다. 지난달까지 김치 수입은 7661만8000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줄었다. 김치 수입은 3월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지만, 4월부터 수입이 줄면서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 김치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라며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된 모습. [중앙포토]

중국에서 김치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라며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된 모습. [중앙포토]

업계에서는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 김치’ 영상이 공개된 후 소비자 불안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 수요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김치 수출은 날개를 달았다. 올해 7월까지 김치 수출액은 9926만8000 달러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올해 전체로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고쳐 쓸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각국 안방을 파고든 국산 드라마와 음악 등 ‘한류’가 김치 수출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치 같은 한국산 식품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이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면역력 향상에 좋다고 알려진 김치를 찾는 외국인도 많아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무슬림을 위해 할랄 인증을 받고, 젓갈을 넣지 않은 이른바 ‘비건 김치’나 휴대가 편한 캔 김치 등 제품을 다변화한 것도 한몫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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