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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위메이드 비밀 병기 “다음은 해리포터 같은 비밀지도”

중앙일보

입력

팩플 인터뷰
권승조 메타스케일 대표

게임 ‘미르의 전설2’(이하 미르) 개발사 위메이드는 요즘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회사 중 하나다. 올해 초 6409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지난 3일 2조 2142억원(종가 기준)으로, 8개월 만에 3배 이상이 됐다. 신작 미르4의 성과에 더해,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이 회사의 움직임을 눈여겨보는 투자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 7월 설립된 ‘메타스케일’은 그런 위메이드의 미래를 완성하는 핵심 퍼즐로 꼽힌다. 카카오 최고 지식재산 책임자(CIPO)를 지낸 권승조(45) 대표가 창업했고, 위메이드는 자회사(위메이드트리)를 통해 이 회사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투자 금액 비공개). 임직원 8명에, 아직 프로덕트도 없는 극초기 스타트업을 위메이드가 낙점한 이유는 뭘까.

지난달 10일 권승조 메타스케일 대표를 서울 삼성동 한 공유오피스에서 만났다. 2000년대초 커뮤니티 포털 프리첼에서 아바타를 만든 권 대표는 NHN(현 네이버)의 자회사(NHN아츠) 대표 시절 아바타 기반의 소셜 커뮤니티 ‘라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2018년 카카오 합류 후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사업 등을 이끌었다. 창업자로 변신한 그는 “일본과 미국의 10대를 위한 SNS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권승조 메타스케일 대표가 지난달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공유오피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위메이드]

권승조 메타스케일 대표가 지난달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공유오피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위메이드]

어떤 서비스인가.
“커뮤니케이션 기능에 집중한 메타버스다.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를 주로 쓰는 10대가 타깃이다. 우리는 게임 기반 메타버스와 달리 10대 타깃 ‘메신저’를 중심으로 기획하고 있다.”
메신저도 그렇고, 메타버스향(向) 플랫폼은 이미 차고 넘친다.  
“10대가 선호하는 메신저는 많지 않다. 이들에게 기존 메신저인 왓츠앱·라인 등은 부모님과 대화할 때만 쓰는 무거운 앱일 뿐이다. 선호하는 소통방식이 달라서다. 10대가 좋아할 만한 기능만 추려 담은 가벼운 메신저를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다르게 만들 것인가.
“지도를 활용할 것이다. 보통 메타버스라면 3차원 가상공간을 얘기한다. 하지만 실생활과 동떨어져 있으면 재미가 덜하다. 그래서 실제 지도 기반으로 실생활과 연결해 메타버스를 구성하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해리포터에 나오는 비밀지도를 상상하면 쉽다. 지도를 보면 해리포터와 친구들이 어딨는지 표시된다. 메신저에서 친구를 허용하면 서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생각하고 있다. 실제 프랑스 10대가 많이 쓰는 ‘젠리’(genly)는 이런 기능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또 ‘스냅챗’처럼 메시지를 보내면 10초 뒤에 사라지는 등 10대가 선호할 여러 기능을 담을 것이다.”
아바타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 라인 플레이는 일본과 동남아, 미국 등에서 5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사진 라인플레이 캡처]

아바타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 라인 플레이는 일본과 동남아, 미국 등에서 5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사진 라인플레이 캡처]

메타버스로는 어떻게 확장하나.
"아바타를 활용한다. 예전에 만들었던 ‘라인 플레이’가 요새 말하는 메타버스다. 나의 분신인 아바타가 있고, 현실에선 평범한 학생도 온라인에선 더 멋지고 예쁘게 꾸밀 수 있지 않나. 라인 플레이 때는 2G(세대), 3G 통신 시절이다보니 서비스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많이 모여봐야 30~50명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수만 명, 수십만 명이 모일 수 있는 가상공간을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그때 못다 한 서비스들을 이참에 구현해 볼 생각이다."
메타스케일이 이것을 잘할 수 있는 이유는.  
“경험이다. 인터넷 초창기부터 프리첼 아바타로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했다. 라인 플레이를 글로벌 소셜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성장시켜본 경험도 있다. 또 카카오프렌즈를 이끌면서 일본과 미국에서 IP 사업 경험을 쌓았다.”

메타스케일 현재 직원 수는 8명이다. 네이버·카카오·넥슨 등에서 실력파로 이름난 개발자와 기획자들이 모였다. 초기 스타트업치고는 특이하게, 변호사가 창업멤버로 합류했다. 카카오 법무팀에서 일하던 장윤희 변호사다.

아직 초기인데 법무 담당까지 합류한 이유는.
"20년 정도 회사생활을 해보니, 신사업 할 때마다 법무와 부딪히는 게 많았다. 다 만든 서비스도 법률적 검토를 거치면 출시 못하게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아예 아이디어 단계부터 법률 전문가가 참여해 서비스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꿈에 비해 아직 팀은 작아 보인다.
“작고 강한 회사가 목표다. 제품을 만들 때까지 10명 이내로 준비할 생각이다. 글로벌 히트 게임 ‘브롤스타즈’를 만든 슈퍼셀은 10명 미만으로 게임 만드는 방식으로 유명하지 않나. 라인이나 카카오톡도 처음엔 다 10명 미만 팀이 만들었다.”
2000년대 10대들을 위한 메신저로 큰 인기를 끈 버디버디의 최근 홈페이지. [사진 위메이드 홈페이지 캡쳐]

2000년대 10대들을 위한 메신저로 큰 인기를 끈 버디버디의 최근 홈페이지. [사진 위메이드 홈페이지 캡쳐]

안정적인 카카오를 나와 창업 택한 이유는.  
“5학년(50대)이 되기 전 마지막으로 도전해보고 싶었다. 내가 뭘 잘할 수 있나 고민했고, 아바타와 커뮤니티 서비스를 주로 했으니 메타버스를 직접 해보자고 생각했다. 카카오에서도 내부에서 신사업을 만들 수 있게 많이 도와줬는데 아무래도 속도를 내려면 창업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김범수 의장님에게 인사하러 갔더니 ‘서비스 나오면 꼭 보여달라’며 격려해줬다.”
위메이드와는 어떻게 협업하나.  
“위메이드는 10대 메신저로 200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버디버디’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블록체인을 게임에 접목하고 있고 최근 메타버스 전문 개발사 ‘프렌클리’에 전략적 투자를 하는 등 관련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우리와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 위메이드는 2008년 버디버디를 인수했다가, 4년 만에 서비스를 접은바 있다. 그러다 올해 3월 버디버디 홈페이지를 다시 열며, 서비스 재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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