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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이겼지만 경기가 시끌…'이재명 지원금' 오늘 도의회 심의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13일 '전 도민 제3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안'을 발표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지난달 13일 '전 도민 제3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안'을 발표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추진한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놓고 골이 깊어진 경기도의회의 갈등은 어떻게 결론 날까. 6일부터 의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는 예산을 심의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의장 동의 없었다” 건의 때부터 갈등

정부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에서 제외된 소득 상위 12%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제 354회 임시회가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논란이 됐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은 이례적으로 개회사에서 “일부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 의견을 모두의 의견인 것처럼 발표한 이 지사의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4158억원으로 추산해 제출한 예산이 며칠 뒤 2190억원 증액된 6348억원으로 수정 제출된 것은 경기도가 기본적인 자료 파악도, 분석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의회 유일 교섭단체인 민주당과 정책 협의를 했다”며 “의장은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을 대표하는 분이 아니기 때문에 정책이나 다른 입장에 대해 중립의무를 지킬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민주당 반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박근철 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의원들과 협의 없이 이 지사에게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건의해 현재 민주당 중앙당에 징계청원이 접수된 상태다. 민주당 안혜영 의원(수원11)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박 대표의원도 동료의원들에게 ‘재난지원금 건의가 소수 8명의 제안이었다’고 사과했으니 이 지사도 개인의 의견과 판단을 정책에 투영해 도민들에게 혼란을 주지 말라”고 비난했다.

홍보비·채용 논란 등 이재명 검증도 이어져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의원들은 임시회 첫날인 지난달 31일 “이 지사가 코로나 방역 대책은 소홀히 하고 대선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국민의힘허원 의원(비례)은 5분 발언에서 “대선을 의식한 퍼주기식 선심 행정을 멈추라”고 질타했다.
민생당 김지나(비례) 의원은 경기도 산하기관 보은 인사 논란 등을 제기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지난 3일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지난 3일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신정현 의원(고양3)은 “경기도가 정보공개법 등을 이유로 언론홍보비 지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재명계 의원들은 ‘전 도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이 지사를 옹호하고 있다. 6일 예산 심의를 하는 안전행정위원회는 전체 의원 13명 중 12명이 민주당 소속인데 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 의원이 각 6명씩 동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 충청 경선에서 압승한 이 지사가 재난지원금 대결에선 쉽지 않은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남은 의원 1명이 국민의 힘 소속이어서 부결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달 31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 354회 임시회 1차 본회의. 경기도의회

지난달 31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 354회 임시회 1차 본회의. 경기도의회

그러나, 안전행정위에서 부결되더라도 예산결산특위와 본회의에서 관련 예산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예산결산특위는 전체 의원 29명 중 민주당 27명, 국민의힘 1명, 정의당 1명으로 구성됐다. 민주당 의원의 절반 이상이 이재명계로 알려져 있다. 일부 의원들이 아직 입장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 여러 변수가 있다. 이 지사의 충청 압승이 경기도의회의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도의원은 “전 도민 재난지원금을 찬성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반대하거나 중도 입장을 취하는 의원들도 다수 있다”며 “중도 성향 의원들의 의견에 따라 관련 예산안 통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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