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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 금리 석달간 0.5%p↑…KBㆍ신한도 더 올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출 한파가 본격화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석 달 만에 0.4%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이자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반영되면 대출금리는 더 뛸 수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3개월 동안 0.5%포인트 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 ATM기기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3개월 동안 0.5%포인트 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 ATM기기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2.80∼4.30% 수준이다. 3개월 전인 5월 말(2.35∼3.88%)과 비교하면 하단과 상단이 각 0.45%포인트, 0.42%포인트씩 높아졌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도 연 2.564~3.62%에서 연 3~4.05%로 상·하단 모두 0.43%포인트 올랐다.

대출금리는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해오는 비용(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가감조정(우대)금리를 빼 산정된다. 지표금리는 지난 3개월 동안 소폭 올랐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5월 0.82%(4월 기준)에서 지난달 0.95%(7월 기준)로 0.13%포인트 올랐다. 주담대만 놓고보면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쓰는 비용 상승 폭보다 대출금리 상승 폭이 4배가량 높다.

시중은행 가산금리 1년 새 얼마나 올랐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시중은행 가산금리 1년 새 얼마나 올랐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대출금리 상승은 시장금리가 오른 것보다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각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 금리를 내린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대출 확대가 필요할 때는 가산금리를 내려 금리경쟁을 하고, 그럴 필요가 없을 때는 가산금리를 올린다. 대출 중단 사태까지 빚은 NH농협은행은 대출금리를 타 은행보다 낮게 받아 대출 수요가 몰리며 대출이 중단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별 은행이 예금과 대출 수요를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리 조정"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없는 만큼 가산금리를 올리는 등으로 수요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각 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담대의 가산금리는 1년 전인 지난해 7월과 비교해 일제히 올랐다. KB국민(2.4→2.88%), 신한(2.14→2.68%), 우리(2.17→2.57%), 하나(3.46→3.51%), NH농협은행(2.24%→2.92%) 등이다.

같은 기간 우대금리 격인 가감조정금리는 KB(1.12→1.18%), 신한(0.86→0.79%), 우리(0.81→0.68%), 하나(2.33→1.94%) 등 대부분 내렸다.

시중은행 가산금리 1년 새 얼마나 올랐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시중은행 가산금리 1년 새 얼마나 올랐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NH농협은행의 주담대 중단에 따른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KB국민과 신한은행 등이 가산금리 등을 올리고 있어서다.

신한은행은 6일부터 가산금리를 0.2%포인트씩 인상해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올린다. KB국민은행도 지난 3일 변동금리형 주담대(신규 코픽스 연동)와 전세자금 대출의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 금리를 올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도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코픽스의 경우 예·적금 금리가 반영되는데, 시중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지난달 30일부터 정기 예·적금 금리를 연 0.05~0.4%포인트가량 올렸다. 10월에 발표되는 9월 기준 코픽스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오른쪽)와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오른쪽)와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한은의 추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도 변수다.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한은은 연내 추가 인상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이주열 한은 총재와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의 회동에서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됐다.

가계대출 등이 급증한 금융사를 중심으로 관리해 온 금융당국도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한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는 전세대출 등 다양한 대출 증가세를 잡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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