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이 시각]"너무 아쉬워요" 25년 불광문고 마지막 날, 단골들 몰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05 16:35

업데이트 2021.09.05 17:04

서울 은평구 불광문고가 25년의 영업을 마치고 5일 폐점했다. 최낙범 사장이 감사의 표시로 고객들에게 분홍 카네이션을 건네고 있다. 김성룡 기자

서울 은평구 불광문고가 25년의 영업을 마치고 5일 폐점했다. 최낙범 사장이 감사의 표시로 고객들에게 분홍 카네이션을 건네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 1996년에 개점해 25년 동안 서울 은평구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오던 '불광문고'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영업종료일인 5일 예상과 달리 서점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늘 문 닫는 서점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책을 고르고, 계산대 앞에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서점 입구에 모형 나무에는 불광문고 폐업을 아쉬워하는 메시지를 담은 쪽지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최낙범 사장이 손님들에게 건넬 카네이션을 꺼내고 있다. 김성룡 기자

최낙범 사장이 손님들에게 건넬 카네이션을 꺼내고 있다. 김성룡 기자

폐점 마지막 날 불광문고에는 평소보다 많은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성룡 기자

폐점 마지막 날 불광문고에는 평소보다 많은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성룡 기자

불광문고 지난달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성 들여 만들어진 책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보람으로 지내왔던 25년이었다"며 "안간힘을 쓰며 버텨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영업종료를 밝혔다. 대형 서점의 지점 확장,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도서구매의 증가 등 악재가 겹치며 해마다 오르는 임대료 부담을 더는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불광문고를 찾은 한 어린이가 쪽지를 적어 모형 나무에 걸고 있다. 김성룡 기자

불광문고를 찾은 한 어린이가 쪽지를 적어 모형 나무에 걸고 있다. 김성룡 기자

불광문고 입구 모형 나무에 폐점을 아쉬워하는 쪽지가 걸려 있다. 김성룡 기자

불광문고 입구 모형 나무에 폐점을 아쉬워하는 쪽지가 걸려 있다. 김성룡 기자

영업종료 공고가 나간 뒤 폐점 소식이 알려지면서 평소 하루 200여명이 찾던 서점에 두 배가 넘는 600여명의 독자가 찾아왔다. 폐점 세일을 한 탓도 있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아쉬운 마음에 서점으로 달려왔다. 한 시민은 자신의 블로그에 "불광문고는....어릴적 내 추억의 전부인데, 이제 역사속으로사라진다니...눈물난다. 은평구 피플이라면불광문고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은평구 온라인 청원에도 불광문고 폐업을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날까지 1600명이 지지하며 구청창 답변 요건은 500명을 넘긴 상태다.

폐점 3일 전 서점을 찾은 어린이 고객이 남긴 쪽지. 사진 불광문고 SNS

폐점 3일 전 서점을 찾은 어린이 고객이 남긴 쪽지. 사진 불광문고 SNS

코로나19 출입이 금지된 의자에 고객들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있다. 김성룡 기자

코로나19 출입이 금지된 의자에 고객들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있다. 김성룡 기자

서점 측은 이날 영업을 종료하며 그간 불광문고를 이용해준 독자들에게 카네이션을 건네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최낙범 사장은 서점을 나서는 손님에게 "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라며 분홍 카네이션을 건넸다. 꽃을 받는 손님들은 "아닙니다, 저희가 감사했지요", "꼭 다시 서점이 문 열기를 기다립니다"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불광문고를 찾은 시민들이 책을 보고 있다. 김성룡 기자

불광문고를 찾은 시민들이 책을 보고 있다. 김성룡 기자

불광문고를 찾은 한가족이 책을 보고 있다. 김성룡 기자

불광문고를 찾은 한가족이 책을 보고 있다. 김성룡 기자

장수련불광문고 점장은 "임대 계약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도서 반품과 인테리어 원상복구 등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지역 주민들과 전문가 등과 어떻게든 운영을 불광문고를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할 것이다. 이 장소를 유지하면 더 좋겠지만, 새로운 장소로의 이전도 고민하고 있다. 오늘 영업종료는 '잠정적'이라고 해달라"며 불광문고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폐점 마지막 날 불광문고를 찾은 시민들이 계산대 앞에 줄 서 있다. 김성룡 기자

폐점 마지막 날 불광문고를 찾은 시민들이 계산대 앞에 줄 서 있다. 김성룡 기자

최낙범 사장이 감사의 표시로 고객들에게 분홍 카네이션을 건네고 있다. 김성룡 기자

최낙범 사장이 감사의 표시로 고객들에게 분홍 카네이션을 건네고 있다. 김성룡 기자

불광문고 문구류 매대가 텅 비어 있다. 김성룡 기자

불광문고 문구류 매대가 텅 비어 있다. 김성룡 기자

계산대 뒤쪽에 서점 단골인 김윤희 그림책 작가가 그린 불광문고 그림이 놓여 있다. 1996은 불광문고가 개업한 해이다. 김성룡 기자

계산대 뒤쪽에 서점 단골인 김윤희 그림책 작가가 그린 불광문고 그림이 놓여 있다. 1996은 불광문고가 개업한 해이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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