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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여성 1인가구 2.6배 늘어...임금 소득은 남성의 68% 불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종미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김종미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0년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통계 속 여성의 삶을 보면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역할이 커지면서 남성과의 격차가 조금씩 완화되고는 있지만, ‘유리천장’의 벽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1인 가구는 20년 전에 비해 2.6배 늘어났으나 여성의 임금 소득은 아직도 남성의 68%에 불과하다. 초혼 건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은 출산율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육아 책임은 여전히 여성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5일 양성평등주간(9월 1일~9월 7일)을 맞아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를 공개했다. 여가부는 1997년부터 매년 양성평등주간에 맞춰 해당 보고서를 발표했다. 출범 2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사회인식 분야를 추가해 총 8개 분야의 40개 통계를 분석했다.

여성 고용률 여전히 남성에 뒤쳐져

성별임금격차 10년전보다 줄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성별임금격차 10년전보다 줄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우선, 지난해 기준 여성 고용률은 50.7%를 기록했다. 20년 전보다 3.7%p 상승했으나 남성 고용률(69.8%)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치다. 여성의 고용률은 30대에 결혼ㆍ임신ㆍ출산ㆍ육아 등 경력단절 발생으로 감소한 후 40대에 재취업으로 증가하는 M자형을 보였다. 고용 상황도 남성에 비해 불안했다. 여성 임금근로자 908만5000명 중 비정규직 근로자는 전체의 45%(409만1000명)를 차지한 반면 남성의 경우 임금근로자 1136만1000명 중 비정규직 근로자는 29.4%(333만5000명)에 그쳤다. 2020년 남성 대비 여성의 시간당 임금 수준은 69.6%로 조사됐다. 10년 전보다는 8%p 상승했다.

의사결정 직위로의 여성 참여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국회의원 여성 비율은 19%, 공공기관 및 500인 이상 민간 사업장의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9%로 20년 전보다 각각 13.1%p, 5.8%p 상승했다. 2020년 4급 이상 일반직 국가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17.8%, 여성 변호인 비율은 27.8%로 10년 전보다 각각 11.5%p, 16.8%p 상승했다.

고위직 여성 증가했지만, OECD 평균에 못 미쳐

국회의원, 관리자 등 여성 비율 늘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국회의원, 관리자 등 여성 비율 늘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런 결과에 김종미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공공부문 여성관리자 비율이 20%를 넘는 등 꾸준한 개선은 있었지만,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한 2021년 유리천장지수와 비교하면 여전히 OECD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OECD 여성임원 비율 평균은 25.6%, 여성 고위관리직 비율 평균은 33.2%로 한국 사회보다 높은 수준이다. 김 국장은 돌봄의 책임이 여성에게 집중되며 일과 생활의 균형이 어려운 점, 인사 관리에서 성차별이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분석했다.

육아휴직 사용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육아휴직 사용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실제 통계에서 확인된 일과 생활의 균형 측면을 보면 여성이 여전히 육아나 가사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출생아 부모의 육아 휴직 사용률은 21.6%로 조사됐는데 이 중 여성 육아 휴직 사용률이 63.6%로 2010년 대비 22.6%p 상승했다. 반면 남성의 육아 휴직 사용률은 1.8%로 10년 전(0.2%)보다 1.6%p 올라가는 데 그쳤다. 2019년 맞벌이 가구의 하루 평균 가사 시간은 여성이 남성보다 2시간 13분 더 많았다.

20년 전보다 여성 1인 가구 2.6배 증가…출산율 영향

여성 1인 가구는 20년 전보다 2.6배 증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여성 1인 가구는 20년 전보다 2.6배 증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번 조사에서는 과거보다 여성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고 초혼 건수가 감소했는데 여가부는 이런 변화가 출산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2020년 기준 여성 1인 가구는 333만9000 가구로 2000년도과 비교해 약 2.6배 규모로 증가했다. 초혼 건수는 16만7000건으로 20년 전보다 38.6% 감소했다. 김 국장은 “여성 1인 가구 증가, 초혼 감소 등 사회적 인식이 급변하면서 출산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족 다양성에 대한 개인의 선택권을 존중하되 혼인과 출산, 가족 구성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2000명으로 합계 출산율은 0.84명으로 조사됐다. 20년 전 1.48명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로 역대 최저치에 해당한다.

여성 1인 가구뿐 아니라 전체 여성 인구도 소폭 증가했다. 2021년 국내 전체인구는 5182만2000명으로 여성 인구는 지난해보다 0.1% 증가한 2586만명(49.9%)으로 집계됐다. 여성 100명당 남성 수를 나타낸 성비는 100.4명으로 21년 전인 2000년보다 1명 감소했다. 이러한 성비는 차츰 더 감소해 2030년에는 99.8명으로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여가부는 전망했다.

여성폭력 검거 건수 증가 

여성 가정폭력, 성폭력, 불법촬영, 데이트폭력, 스토킹 검거 증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여성 가정폭력, 성폭력, 불법촬영, 데이트폭력, 스토킹 검거 증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한편, 여성폭력 관련 검거 건수는 큰 폭으로 늘었다. 2019년 가정폭력 검거 건수는 5만277건으로 2011년 대비 7.3배 증가했다. 같은 해 성폭력 검거 인원은 3만3717명으로 2010년 대비 1.7배였다. 데이트폭력ㆍ스토킹 검거 건수는 각각 9858건, 581건으로 2013년(7237건, 312건) 대비 36.2%, 86.2% 증가했다. 2020년 불법촬영 검거 인원은 5151명으로 2011년(1354명) 대비 3.8배 수준으로 증가하였으며, 검거 인원 중 남성이 94.1%를 차지했다.

김 국장은 검거 건수가 증가한 것과 관련해 “여성폭력 발생 자체의 증가가 주된 원인일 수 있으나 예방 교육 등으로 인해 사회적 인식이 변화된 점과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제고된 점, 경찰의 적극적인 검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2020년 여성의 사회 안전 인식은 27.6%로 2010년 대비 18.4%p 상승했다. 남성의 사회 안전 인식은 36%로 여성보다 8.4%p 높았으며 특히 범죄 안전에 대한 인식의 경우 여성이 21.6%, 남성이 32.1%를 기록해 성별 차이가 10.5%p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반면 삶에 대한 만족도는 여성이 62.1%로 남성에 비해 1.1%p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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