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탓 하지 말라"는데..러 통신 "유엔서 대북 제재 완화 논의"

중앙일보

입력 2021.09.05 13:32

업데이트 2021.09.06 18:26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러시아 매체가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해 중국, 러시아가 꾸준히 주장하던 바일 뿐 미국이 거부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1일 평양 도심 보통강 강변에 조성 중인 보통강 강안 다락식(테라스식) 주택구건설사업을 현지 지도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1일 평양 도심 보통강 강변에 조성 중인 보통강 강안 다락식(테라스식) 주택구건설사업을 현지 지도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선중앙TV

러 통신 "제재 완화" 띄우기...美 "제재 유지"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4일(현지시간) "현재 안보리 내에 (대북 제재 완화 관련) 상징적인 조처를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북한이 코로나19로 폐쇄돼 있어 제재를 해제하더라도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며 "보여주기식 제스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 "美 입장 변화 없으면 설에 그칠 것"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부터 대북 제재, 코로나19, 자연재해라는 삼중고에 맞닥뜨리며 내부적으로 경제난이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사상 처음으로 공개 연설에서 '고난의 행군'을 언급하고, 북한 매체들도 연일 대놓고 '식량난'의 심각성을 부각하고 있다.

다만 통신은 "안보리 내 대북 제재 완화 제안은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있지만, 미국이 곧장 제동을 걸었다"고도 밝혔다. 앞서 미 국무부 관계자는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국제사회 일각에서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제재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이는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북한의 악의적 행동과 책임에서 주의를 돌리려는 호도 전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대북 제재가 마련된 근본 원인인 북핵 문제에 대한 실질적 변화가 없을 경우 제재는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한 중국,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러시아 매체를 통해 부각했을 뿐"이라며 "실질적인 거부권을 갖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입장 변화가 없다면, 대북 제재 완화는 일종의 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함경남도 남부 정평군 일대 논에 살수차가 물을 뿌리는 모습. 같은 달 31일 노동신문 가뭄 피해 예방 조치를 선전했다. 노동신문. 뉴스1.

지난 7월 함경남도 남부 정평군 일대 논에 살수차가 물을 뿌리는 모습. 같은 달 31일 노동신문 가뭄 피해 예방 조치를 선전했다. 노동신문. 뉴스1.

美, 인도 지원엔 열린 입장

다만 미국의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과 관련해선 한국과 보조를 맞추며 비교적 전향적인 입장이다. 지난 7월부터 북한이 2년 7개월 만에 영변 핵시설 재가동에 들어간 정황이 포착된 뒤에도 한ㆍ미는 북핵 동향과 별개로 인도적 지원 논의를 계속해왔다. 미국에서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한ㆍ미 북핵대표 수석협의를 가졌던 노규덕 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언제든 추진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 한ㆍ미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에 있어서는 현재까지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백신 공동 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로부터 지난 3월 영국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약 190만 회분을 배정받았지만 도입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중국산 시노백 백신 약 297만 회분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에 양보 의사를 보였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지난 1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북한이 시노백의 합병증과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7월 북한이 아스트라제네카 외에 다른 백신의 지원 가능성을 코백스에 타진했으며 "중국산 백신은 불신하며 러시아 백신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무상 지원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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